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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AI가 선장 겸 선원… 無人선박, 2035년 먼바다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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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에 이어 무인 자율운항선박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IT '공룡' 구글은 지난달 영국 롤스로이스(Rolls-Royce)와 선박 지능형 인식 시스템(AI) 기술 개발 제휴를 맺고,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롤스로이스는 구글의 클라우드 '머신러닝'을 사용해 선박이 해상에서 직면할 수 있는 물체를 탐지해 식별하고, 추적하는 인공지능 기반 물체 분류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머신러닝은 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에서 실현하는 기술. 무인 선박 개발 프로젝트인 AAWA(Advanced Autonomous Waterborne Applications)를 주도하는 롤스로이스는 2020년까지 선박 원격 조종 기술을 상용화할 방침이다. 이후 2025년에는 근해 선박을 무인화(unmanned)하고, 2030년 원격 조종을 통한 원양 선박 무인화, 2035년 무인 선박의 완전 자율운항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통신기술 발달로 자율운항선박 가능

자율운항선박 개발은 2012년 무렵부터 무선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전엔 바다 위 선박이라면 인터넷 연결 정도만 겨우 가능했는데, 이젠 선박 운항 정보 등 각종 데이터를 수천㎞ 떨어진 바다에서 육지와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 자율운항선박 개발에도 속도가 붙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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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운항선박은 항법위성장치(GPS), 적외선 카메라, 운항 관련 각종 센서 등을 장착하고 목적지까지 선원 없이 운항한다. 선원 주거 시설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그만큼 화물 적재 공간이 늘어 경제적이다. 또 선원 인건비 부담도 거의 없어 운영 비용도 그만큼 절약할 수 있다. 전기가 주 동력원이라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것도 또 다른 장점으로 꼽힌다.

일부에서 자율운항선박은 해상 사고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자율운항선박은 선장의 눈 역할을 하는 수만 개의 각종 센서를 선박에 장착해 24시간 선박 주변 상황을 정밀하게 관찰·제어하는 등 항법장치에 안전성을 높인 시스템을 갖춰 오히려 사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선박 사고의 85% 정도가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사람에 의한 실수 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르웨이·영국·일본 등이 선도

무인 자율운항선박 개발은 유럽 국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노르웨이 농업회사인 야라 인터내셔널은 민간·군수용 유도 시스템을 제작하는 콩스베르그 그루펜과 손잡고 2018년 말 시험운항을 목표로 자율운항선박 '야라 비르셸란호'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세계 최초 전기 컨테이너선이 될 야라 비르셸란호를 '바다의 테슬라'로 지칭하면서 해상 교통에 일대 새로운 전기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진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9월엔 길이 80m 수조에서 모형 운항 테스트를 시작했다. 야라 비르셸란호는 150개 컨테이너를 적재할 수 있는 화물선으로 선박 건조 비용은 같은 규모 컨테이너선보다 3배 비싸지만, 연료·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연간 90%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분석이다.

일본의 3대 대형 해운사도 자율운항선박 개발 경쟁에 뛰어들어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월 일본 최대 해운사인 닛폰유센(Nippon Yusen KK)을 비롯, 일본 3대 해운사들은 오는 2019년 자율주행 컨테이너선을 일본과 북미 노선에 시험 투입할 계획이다. 시험 운항하는 자율운항선박에는 선원 한 명만 승선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한국도 스마트십 개발

중국은 스마트 선박 개발을 '중국제조 2025' 정책에 반영하고, 선박 내외 데이터 기반 스마트십과 선박 생애 전 주기 솔루션, 지능형 장비관리와 제어 등을 육성 기술로 지정했다. 중국 국영 조선소인 CSSC는 2015년부터 스마트십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상황이다. 스마트십은 육상에서 항해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선박으로 자율운항선박의 직전 단계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를 중심으로 스마트십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ICT(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경제적·안정적 선박 운항과 관리를 지원하는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을 개발했다. 항해사의 숙련도와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항해 방법을 표준화하고, 운항 정보의 실시간 수집·분석을 통해 운항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이 시스템을 선박에 적용하면 연간 6% 운항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 최초로 올 초 ICT기획팀을 신설하고, ICT와 조선기술 융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세계적인 위성통신 업체인 인마샛과 손을 잡고 현재 개발 중인 스마트십 솔루션에 인마샛의 해상용 초고속 광대역 위성통신 서비스 '플리트 익스프레스'를 적용하는 방안을 공동 연구 중이다.

전수용 기자(js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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