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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정치권 겨누는 ‘사정 칼날’]“불법 관여 안 했다”는 전병헌…혐의 입증 ‘자신’하는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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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3억 수뢰 혐의·e스포츠협회 사유화 의혹도

비서관 등 관련 4인 이미 구속…영장 청구 불가피할 듯

경향신문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59)이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3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일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이 소환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히자 지난 16일 정무수석 자리에서 물러난 지 나흘 만이다.

전 전 수석은 이날 밤늦게까지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앞서 오전 10시쯤 검찰 청사에 나온 전 전 수석은 기자들에게 “과거 의원 시절 두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그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며 “검찰에서 저에 대한 의문과 오해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전 전 수석에 대한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 청와대 수석으로 있던 여권 핵심 인사를 공개 수사하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다.

또한 전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보좌진인 윤모씨와 김모씨, 전 전 수석의 지역구에서 활동하던 브로커 배모씨, 전 전 수석의 측근인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회장 직무대행) 조모씨 등 4명은 관련 혐의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2015년 7월 방송 재승인을 전후해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거액을 후원하는 데 전 전 수석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다른 홈쇼핑업체·통신사가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낸 경위도 전 전 수석을 상대로 추궁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제공한 기프트카드 수백만원어치를 전 전 수석의 자녀들이 사용한 정황도 확보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던 그는 이 업체들의 인허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윤씨 등은 롯데홈쇼핑 후원금 중 1억1000만원을 자금세탁을 통해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협회에서 아무런 직함이 없던 윤씨에게 협회 법인카드를 줘 약 1억원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전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을 e스포츠협회 직원으로 꾸며 월 100만원씩 1년간 급여를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e스포츠협회 내에서 벌어진 이 같은 불법행위를 몰랐을 리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공범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전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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