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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남극 성층권 오존구멍이 줄어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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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17년 11월 현재 남극 상공 오존홀 크기. 파란색이 오존 농도가 낮고 노란색·초록색순으로 오존 농도가 짙다. [사진 제공 = 미국항공우주국(NASA)]


남극 상층에 존재하는 오존층 구멍인 '오존홀(ozone hole)' 크기가 이달 들어 1988년 관측 이래 최저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암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태양의 자외선을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 오존층 파괴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는 셈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홈페이지를 통해 올 11월 남극 오존홀 면적이 정식 관측 이래 가장 작은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NASA 위성이 관측한 오존홀 크기는 2000만㎢ 수준이다. 2006년 오존홀 크기가 역대 최대치인 2600만㎢ 수준으로 커진 후 지난해 2300만㎢로 줄었고 이달 들어 2000만㎢ 규모로 더 쪼그라들었다는 설명이다. 산소 원자 세 개가 결합한 오존은 성층권(고도 10~50㎞)에서 하나의 '층(layer)'을 형성해 피부암이나 백내장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햇빛의 자외선을 막는 역할을 한다.

과학자들은 남극 오존홀이 작아진 이유를 지구온난화에 따른 남극 성층권 온도가 높아진 데서 찾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지구온난화가 오존층 파괴를 제어하고 있다는 말이다. 남극 성층권 온도는 영하 85도까지 떨어진다. 이처럼 낮은 온도에서 구름이 생성되면 구름 속 알갱이가 냉장고나 에어컨의 냉매로 사용되는 프레온가스(염화불화탄소·CFCs)를 깨트리고 여기서 발생한 염소 원자가 오존과 접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오존이 파괴되면서 오존홀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남극 기온이 높아지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되고 이것이 남극 성층권 온도를 높여놨다는 설명이다. 남극 세종기지에서 기후 변화를 연구하고 있는 김성중 극지연구소 극지기후변화연구부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외부에서 공급된 염소 분자 양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남극 성층권 기온이 높아지면 성층권에 형성되는 구름의 양이 줄면서 염소 분자의 해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소 분자가 분리되는 해리 현상이 줄면 오존과 염소의 만남도 덩달아 감소해 오존층 파괴가 줄어들 수 있다. 김 부장은 "남극에 온 지 벌써 1년이 다 돼가는데 유빙(표류하는 빙하)이 많아져 지난 7~10월에는 보트 운행조차 불가능했다"며 "이런 것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온난화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지구온난화에 따른 극지역 기온 상승이 오존홀 크기를 줄여주고는 있지만 과학자들은 여전히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오존층 감소를 일으키는 염소·브로민 등 인류가 사용하는 물질들이 여전히 남극 성층권에 남아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존 농도는 '도브슨 단위(DU·Dobson Unit)'로 표현한다. 오존층 평균 두께는 약 300DU로 약 3㎜ 두께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오존 농도가 200DU 밑으로 떨어질 때 오존홀이 생기는데 1960년대 300~500DU 수준이던 오존층 두께가 1992년 100DU, 2006년 93DU까지 떨어졌다가 현재는 136DU를 기록하고 있다. 오존홀 크기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과거 수십 ㎢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방대하게 넓다는 지적이다.

남극 오존홀이 처음 국제적 이슈가 된 것은 1980년대 중반이었다. 1970년대만 해도 남극 오존홀 크기는 10만㎢에 불과했지만 불과 10년 사이에 1000만㎢로 커졌다. 과학자들의 요구로 1989년 몬트리올 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오존층 파괴 주범으로 알려진 프레온가스(에어컨에 사용되는 냉매)와 같은 물질의 사용이 금지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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