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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짐바브웨 무가베, 조건부 퇴진 합의했다…면책권 보장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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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정부 소식통 인용 보도…"사임서 초안도 작성됐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여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는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이 조건부 퇴진에 합의했다고 미국 CNN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가베 대통령의 퇴진 협상 사정을 잘 아는 이 소식통은 이날 무가베 대통령이 여러 조건 아래 사임하기로 합의했다며 사임서 초안도 작성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짐바브웨군 장성들은 무가베 대통령에게 퇴진에 따른 다수의 조건을 제시했다. 제안 사항 중에는 무가베 대통령과 그의 부인 그레이스 여사에 대한 완전한 면책 특권, 개인 자산 지속 유지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소식통은 또 "무가베가 TV 생중계로 대국민 연설을 하도록 한 군 장성들의 의도는 군의 조치들이 헌법적이고 무가베가 그것들을 수용했음을 선언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무가베 대통령은 전날 오후 9시께부터 약 20분간 수도 하라레에서 짐바브웨 국영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나에 대한 비판과 국민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에 대해서 인정하면서도 사임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으로부터 몇주 내로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으로 내가 그 대회를 주재할 것"이라고 말해 즉각적으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무가베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 절차가 이날 개시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짐바브웨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은 20일 정오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퇴진을 요구한 상태다.

짐바브웨 주요 야당인 민주변화동맹(MDC) 의원 이노슨트 고네세도 "무가베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으면 반드시 탄핵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가베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짐바브웨 의회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MDC는 과거 무가베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집권당 내에서도 무가베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해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의원들이 논의 중인 탄핵 사유는 무가베 가족의 재산 축적, 측근 부패와 권력 남용, 경제 파탄 등이다.

짐바브웨 군부는 지난 15일 사실상 쿠데타로 정부를 장악했으며 이후 야권과 시민 등이 거리로 나와 가택연금 상태인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국민 연설하는 무가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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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과 부인 그레이스 여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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