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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中특사-北김정은 면담 불발 가능성…북핵 합의점 못 찾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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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中특사 방북 나흘째에도 면담 보도 없어

전문가 "북핵 해법 이견 커…진전 없었을지도"

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리수용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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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평양을 찾은 지 나흘째인 20일에도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접견 관련 보도를 하지 않으면서 만남이 불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공식 매체들은 이날 오후 2시 현재까지 쑹 부장과 김정은의 면담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김정은과의 면담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19일 쑹 부장은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과 우의탑, 성흥혁명사적지,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을 찾았다고 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쑹 부장이 방북한 첫날인 17일부터 이날까지 누구를 면담하고 어디를 방문했는지 등 동선을 계속 보도했다는 점으로 미뤄 김정은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당초 3박4일 일정으로 방북해 이날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쑹 부장이 하루 더 머물 것이란 관측도 있어 면담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만약 쑹 부장이 김정은과 직접 만나지 못했다면 이는 북측과의 사전 면담에서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쑹 부장은 방북 첫날 북한 권력서열 2위인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이튿날 북한 외교수장인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잇따라 만나 '한반도 정세, 양국관계를 비롯한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만남에서 시 주석의 대북 메시지를 전해 들은 북측이 김정은과의 접견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애초 쑹 부장은 19차 당대회 결과 설명이라는 표면적인 목적 외에, 북핵 문제 관련 미중 정상의 의견과 분위기를 전달하며 북측에 6자 회담 재개에 나서라는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제재를 비난하며 핵개발의 정당성을 강조해온 북측이 기존 입장을 재차 고수하면서 의견 진전을 보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은 쑹 부장의 방북 중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핵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대성 스위스 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17일(현지시간)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지속하는 한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했고 문성모 주태국 북한대사도 20일 "미국이 우리를 파괴하려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국과 싸워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사를 직접 만나면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향후 선린관계를 발전시키자는 것 외에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거나 대화에 나오겠다고 했을 것 같지 않다"며 "만약 만났다고 해도 역시 내놓을 결과물이 없어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서는 등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았더라도 '쌍중단'(雙中斷·북핵 개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으로 북핵 대화 입구를 열려는 중국의 제안에 일부 동조하는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조 연구위원은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는 없지만 중국 입장에서 자신들이 주도하는 출구전략을 공론화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본격적으로 가동한 데서 의미가 있다"며 "방북 성과는 이번주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와 허이팅 중앙당교 부총장 방한을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주 초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허이팅(何毅亭)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부교장은 19차 당대회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곧 방한한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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