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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파리 거리서 무슬림 '길거리 예배'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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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근교 무슬림들, 매주 '모스크폐쇄' 항의예배

佛정치인들 '반발'…내무장관 "가두예배 금하겠다"

뉴스1

지난 10일, 무슬림들이 파리 근교 클리시 시청 앞에서 단체 기도를 올리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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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파리에서 매주 열리고 있는 무슬림들의 '길거리 예배'를 둘러싸고 프랑스식 세속주의와 500만 무슬림들의 자유가 충돌하고 있다.

프랑스 내무장관은 곧 파리 북부에서 무슬림들의 길거리 예배를 금지할 계획이라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제라드 콜롱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파리는 거리에 예배인들을 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길거리 예배를 금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무슬림들이 단체로 진행하는 야외 기도가 논란거리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다수의 의원과 주민은 이것이 '용납할 수 없는 공공장소 점유'라는 입장이다.

문제의 길거리 예배는 지난 3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파리 근교 클리시-라-가렌느의 시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이 예배는 프랑스 정부에 대한 '항의 시위' 격이다. 당초 정부 청사에 있던 유명 이슬람 사원(모스크)이 도서관으로 바뀌며 문을 닫게 되자, 지역 무슬림들이 정부에 대한 시위에 나선 것이다.

무슬림들의 주장은 프랑스 정부 당국이 폐쇄된 모스크를 대체할 적합한 부지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콜롱 내무장관 역시 인정한 바다. 그는 "무슬림들은 기도할 예배 공간을 가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콜롱 장관은 "우리는 향후 몇주간 이 분쟁을 풀 수 있도록 확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예배가 열리고 있는 도시의 우파 성향 시장인 레미 뮈조는 이미 괜찮은 모스크가 클리시 북부에 존재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 무슬림 지도자들은 이곳이 지나치게 협소하고 교통 상황이 극악한 등 문제점이 있어 예배 장소에 적합하지 않다고 맞섰다.

단체 예배는 콜롱 장관과 의원·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무슬림 협회는 다음 주 금요일 파리 중심부에서 예배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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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시 시장인 레미 뮈조(중앙)가 '불법 가두(街頭) 기도를 그만하라'는 현수막 아래서 무슬림들에 대한 맞불 시위를 이끌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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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성향의 프랑스 정치인들은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0일 예배 당시 100여명의 정치인들이 무슬림들의 엄숙한 기도를 방해하기 위해 인근에서 프랑스 국가를 열창했다.

특히 극우 국민전선(FN)은 이 문제에 있어서 매우 공격적이다. FN를 이끄는 마린 르펜은 지난 2011년 파리에서 볼 수 있는 무슬림들의 단체 기도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점령 하의 프랑스'로 비유해 혐오 선동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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