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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Y터뷰] "이 순간, 행복해".. 정용화의 서른이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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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로 해도 되죠?"

가수 겸 배우 정용화는 말을 조금 잇다가 이 같이 다시 말한 뒤 편안하게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는 "표준어를 하려고 하면 머릿속에서 필터를 거쳐야한다"며 "표현하고 싶은 것에 제한이 생긴다. 카메라가 없는 장소에서는 사투리가 더 낫다"고 웃어보였다.

정용화는 '설렘'으로 가득 차 보였다.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이며 "오늘의 인터뷰를 기대했다"는 그는 오랜만에 찍은 드라마인 JTBC '더 패키지'(극본 천성일, 연출 전창근)에 대한 애정은 물론 가수, 배우, 예능인으로서 자신의 역할 그리고 곧 다가올 30대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2009년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로 만 20살의 나이로 데뷔해 올해 9년차를 맞은 정용화는 "지금까지를 돌이켜 보면 내가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회상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보면서 음악이 좋고,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윤도형 형과 앨범 작업을 함께했다. 뿌듯했다. 다시 태어나도 나로 태어나고 싶은 느낌이 든다. 잘 모르겠지만 요즘 정말 행복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행복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정용화가 2014년 드라마 '삼총사' 이후 3년여 만에 택한 '더 패키지'는 프랑스로 패키지여행을 떠난 이들의 소통과 여정을 담은 드라마. 정용화는 눈치 없고, 본의 아니게 사고를 치는 문제적 여행객 산마루 역을 맡아 열연했다. 민폐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지만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산마루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며 연기자로서 '정용화의 재발견'을 이뤄냈다.

여기에 이연희(윤소소 역)와의 로맨스 또한 거침없이 그려내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정용화는 "대본이 재밌었고,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웃음 포인트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더 패키지'에서 정용화는 문화재인 정조대를 착용하거나 극 중 윤소소와 성인용품점에서 만난 뒤 그에게 채찍을 맞는 상상을 하는 등 드라마의 재미를 책임졌다.

"각 에피소드마다 주제가 있고, 그러면서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공감이 많이 됐다. 지금까지 받았던 대본의 느낌과는 달라서 신선했다. 이 드라마를 하면 엄청나게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1회부터 12회까지 대본이 다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대본을 많이 읽었다. '그냥 산마루가 돼보자'는 생각을 했다. 멋있는 척은 내려놓았다. 대본을 꼼꼼히 보고 눈빛, 손짓, 발짓 등을 계산하면서 촬영을 했다. 다행히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연희와는 꽤나 짙은 키스신(Scene)으로 화제를 모았다. 키스신 이야기에 민망한 듯 미소를 띄운 정용화는 "드라마 자체가 리얼리티가 강하다. 산마루가 똑똑하기는 하지만 민폐를 끼치는 것도 있고, 약간 바보 같고 엉뚱한 면도 강하다. 그래서 키스신이나 러브신은 남자답게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밝힌 뒤 "그냥 귀여운 캐릭터가 아니라 남자다운 매력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여타 드라마와 다르게 '더 패키지'는 두 달 이상 프랑스에서 올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들끼리 친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촬영이 타이트해서 '나중에 추억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배우들끼리 단체 채팅방에서 '또 가고 싶다'고 매일 같이 얘기하고 있다. 몽생미셸이 제일 좋았는데, 여유가 있었고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다른 드라마와 다르게 배우들과 대본을 맞출 기회도 굉장히 많았고, 아이디어도 공유할 수 있었다. 특히 (이)연희 누나는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강했고, 굉장히 신나하면서 촬영을 했다. 많은 얘기를 하면서 가족처럼,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더 패키지'는 산마루와 윤소소의 해피엔딩을 통해 여행지에서의 사랑이라는 로망을 자극한다. 실제 운명적인 사랑을 믿느냐고 물어보자 정용화는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나는 사람 자체의 만남을 항상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7년 정용화의 한 해는 그 누구보다 바빴다. 지난 5월부터 방송중인 올리브 '섬총사'에서는 '허당기'를 마음껏 드러내며 강호동, 김희선과 함께 유쾌한 '케미'를 발산중이다. 강호동과 호흡을 척척 맞추고 찰진 성대모사로 인간적인 정용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월에는 두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여자여자해'에서 기타를 내려놓은 그는 그루브감 넘치는 보컬과 댄스로 감춰뒀던 흥을 뽐냈다. 배우로서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더 패키지'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물론 8월에는 첫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미스터 쉐프'가 개봉했다.

"데뷔 때만해도 예능이 무서웠다. 내려놓지도 못했다. '섬총사'는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있는 것 자체가 좋아서 하게 됐다. 촬영을 하고 나면 힘들거나 피곤한 것이 없다. '허당'이라는 소리도 많이 듣는데, 예능을 할 때만큼은 편하게 하는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워낙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분야다. 무대에 오르는 희열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3시간 동안 공연을 하고 땀 흘리면서 받는 기운이 좋다. 에너지를 받는다. 연기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 사극을 찍으면 그 시대에 빠질 수도 있고. 몇 달 간 다른 사람으로 살았다는 여운이 길다. 아직까지 나를 불러주는 곳이 많아서 감사하다. 무엇보다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신이 난다."



내년이면 서른이 되는 정용화. 아직 군대에 입대하지 않은 그에게 입대계획을 물어보자 "시기를 보고 있다. 빨리 가야하는데,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30살 이후 자신의 모습에 대해 "내 꿈은 멋있게 나이를 먹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누가 봐도 '멋있게 늙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물론 어렵다는 것도 잘 안다. 꾸준히 나를 찾아줄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길이라고 생각한다. 데뷔 초보다 음악도 연기도 예능도 더 여유가 생긴 거 같다. 지금처럼 더 여유롭게, 그렇지만 고민하면서 더 좋은 활동을 하고 싶은 것이 현재의 목표다."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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