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7 (수)

류현진·김광현 잇는 국제용 에이스 떴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금메달). 한국 야구가 좋은 성적을 거뒀던 국제대회 때마다 국가대표팀에는 확실한 20대 초중반의 에이스가 있었다. 류현진(30·LA 다저스)·김광현(29·SK)·윤석민(32·KIA) 등이 대표적인 예다.

중앙일보

대표팀에서 활약한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왼쪽부터). [사진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선동열(54) 감독은 지난 7월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투수진 구성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KBO리그 팀들을 살펴봤는데, 20대 선발투수는 팀마다 1명 정도인 데다, 국가대표급은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을 살펴봐도, 선발 장원준(32·두산)·우규민(32·삼성), 불펜 차우찬(30·LG)·원종현(30·NC)·오승환(35) 등 투수 대부분이 30대였다. 한국은 올해 WBC에서 1승2패로 예선 탈락했다.

중앙일보

선수들 독려하는 선동열 감독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선동열 감독이 10회말 2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패한 뒤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있다. 2017.11.16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선동열 감독은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회에는 20대 초중반 투수를 대거 기용했다. 국제대회 경험을 쌓아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와일드카드(만 25세 또는 프로 4년 차 이상)는 쓰지 않았다. 선 감독은 대회 전 "이번 대회에서 잘하는 선수들을 내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도 적극적으로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가대표팀의 투수난을 해결해 줄 영건들을 발굴했다.

중앙일보

장현식, 역투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경기. 2회말 한국대표팀 선발 장현식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7.11.16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6일 일본과의 개막전(7-8패)에 선발 장현식(22·NC)은 5이닝 동안 4피안타·2볼넷·2탈삼진·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우완 정통파인 장현식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섞어 상대 타자를 잡아냈다. 특히 장현식은 일본전에 특화된 투수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콘택트 능력이 좋고 발이 빠른 일본 타자를 막으려면 타격 타이밍을 뺏는 독특한 투구폼과 도루를 못 하게 하는 빠른 투구가 필요하다. 장현식은 두 가지를 모두 갖췄다. 주자가 없을 때는 양손을 정수리까지만 올렸다가 힘을 모아 던진다. 일본 타자들은 독특한 폼에 낯설어했다. 주자가 나가면 무릎을 높게 들지 않고 지면 위로 미끄러지듯 빠르게 던졌다. 선 감독은 "투구 폼과 슬라이드 스텝으로 일본의 기동력을 잠재웠다"며 "직구는 똑바로 들어가도 쉽게 칠 수 없을 만큼 좋았다"고 칭찬했다.

중앙일보

역투하는 임기영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대만의 경기. 대표팀 선발 임기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7.11.17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24·KIA)은 17일 대만전(1-0승)에 선발로 나왔다. 7이닝 동안 2피안타·3볼넷·7탈삼진으로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대만은 임기영을 공략하기 위해 좌타자를 7명이나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좌타자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의 공을 오래 볼 수 있어 유리하다. 선 감독은 "임기영이 사이드암이지만 체인지업이 좋아 오히려 왼손 타자에 강하다.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기영은 기대대로 체인지업으로 상대를 처리했다. 대만 타자들은 알면서도 치지 못했다. 홍이중 대만 감독은 "임기영은 제구력과 변화구가 매우 훌륭했다. 대만에는 이런 유형의 투수가 없다 보니 타자들이 타격 포인트를 잡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임기영 덕분에) 앞으로 10년간 대만전 걱정은 덜었다"고 반응했다.

중앙일보

역투하는 박진형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대만의 경기. 8회초 교체된 박진형이 역투하고 있다. 2017.11.17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불펜 박진형(23·롯데)과 장필준(29·삼성)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두 선수는 일본전에서 각각 1과 3분의 2이닝,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기대했던 함덕주(22·두산), 김윤동(24·KIA) 등이 불안하게 던졌던 반면, 두 선수는 긴장한 기색 없이 침착하게 투구했다. 두 선수는 대만전에도 셋업맨(박진형)과 마무리(장필준)로 나와 무실점 호투했다.

중앙일보

장필준 도쿄돔서 &#39;포효&#39; (도쿄=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과 대만의 경기. 한국 마무리 장필준이 9회초 2사 1루서 짠즈시엔을 삼진으로 처리한 후 환호 하고 있다. 2017.11.17 see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장필준은 상대 선수 분석자료를 동생들에게 건네주는 등 대표팀 맏형 노릇도 톡톡히 했다. 29세인 그는 나이는 출전 자격(만 24세 이하)을 넘겼지만, 프로 3년 차 이하인 덕분에 출전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