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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검찰 사정에 "변호사 만나느라 바쁘다"는 국회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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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정계 불어닥친 검찰 사정 칼바람...한국당, 위기의식 '팽배']

머니투데이

"자고나면 동지가 한명씩 사라지는게 눈에 보인다."(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검찰의 매서운 사정 바람에 여의도 정가가 긴장하고 있다. 검찰의 칼날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있지만 특히 한국당의 위기의식이 높다. 정계에서는 "의원들이 의정활동은 뒷전이고 변호사 만나러 다니기에 바쁘다"는 말까지 나온다.

19일 검찰과 국회 등에 따르면 현재 검찰 수사대상이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국회의원은 20명을 넘어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친박계 핵심인 최 의원이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재직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6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을 받고 있는 범친박(친박근혜)계 5선 원유철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2일에는 같은 당 이우현 의원이 불법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의 수사대상에 올랐다.

춘천지검이 수사중인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에도 한국당 의원 다수가 거론된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신입 채용 청탁자 명단에 한국당 권성동·염동열·김기선·김한표·한선교 의원과 이이재·이강후 전 의원의 실명을 공개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국가정보원이 현직 여야 의원 5명에게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보수단체에 자금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신보라 한국당 의원이 대표를 지낸 '청년이 여는 미래'가 압수수색을 받았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조카의 항공우주산업(KAI) 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다.

바른정당에서는 이혜훈 전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고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전 전 정무수석이 20일 오전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유용과 관련해 피의자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으로 확대해도 대다수가 한국당 의원이다. 우선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부터 2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홍일표 한국당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같은당 이군현 의원은 보좌진 급여로 정치자금을 조성, 사용한 혐의로 지난 3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같은 당 박찬우 의원도 지난 9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2심)에서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고 상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김진태·박성중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배덕광 의원은 지난 8월 엘시티 비리 사건과 연루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이라는 중형을 언도받고 항소 중이다. 권석창 의원도 지난 7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항소 중이다.

이완영 의원은 지난 3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하고 있다. 엄용수 의원은 보좌관 유모 씨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고, 엄 의원 본인에 대한 기소 여부는 이달 중 검찰이 판단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에서는 박준영 의원이 공천헌금 수수 등의 혐의로 1심재판에 징역 2년6월, 추징금 3억1700만원의 의원직상실형을 선고받고 2심 재판을 진행중이다. 같은당 최명길 의원은 벌금 200만원의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아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고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수민 의원은 1·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검찰이 상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사정의 칼날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당에 편중돼 있다보니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정권의 충견이 돼 다른 사건은 능력이 안 되고 댓글수사만 하는 소위 댓글 하명수사 전문 정치 검사들만이 검사들의 전부인양 설치는 지금의 검찰이 참으로 보기 안타깝다"며 연일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18일과 19일은 이틀에 걸쳐 원내대표시절 특수활동비 유용의혹과 성완종리스트 연루 사건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검찰수사에 대한 한국당의 위기의식을 엿볼수있는 대목이다. 최경환 의원측에서는 전 전 수석이 사퇴하는 날 본인의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이 제기된 것을 두고 "전병헌 수석 물타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에서는 '여당무죄, 야당유죄'라며 사법부의 판결을 비판하고 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20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확정판결이 났거나 재판이 진행중인 의원은 "민주당이 가장 많지만 당선무효형을 받은 사람은 한명도 없다"며 "반면 한국당은 3명, 국민의당은 3명이 당선무효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민주당이 집권하지 않았어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을지 합리적인 의심을 안 할 수가 없다"며 "사법부가 권력의 눈치를 봤다고 믿고 싶지 않지만, 이런 결과들이 우연의 일치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전 정부에서 무리한 기소가 많았다는 방증"이라며 "관련된 모든 판결이 민주당이 여당이 된 5월 이후 내려진 게 아닌 만큼 여당의 입장에서 혜택을 받았다는 건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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