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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인터넷 동영상 공략하는 방송·통신사…‘오리지널’ 제작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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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용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케이블TV와 위성TV 업체들이 TV로 인터넷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여기에 맞서 인터넷TV(IPTV)를 서비스하는 통신 업체들은 영화·웹드라마를 직접 제작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

TV로 인터넷 기반 동영상을 보는 OTT(over-the-top) 서비스는 기존 유료방송 산업에 비해 규제가 적고 젊은 시청자층을 확보할 수 있어 케이블·위성 TV·통신업체들이 인력과 자원을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 케이블·위성TV 업계, 인터넷 동영상을 TV 속으로

케이블·위성TV 사업자들은 여러 회사의 동영상 콘텐츠를 크고 화질이 좋은 TV 화면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집 안팎에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것이 일상화됐지만, 인터넷 동영상을 TV에 연결해 TV 화면으로 보려는 수요도 크다. 케이블TV 사업자 CJ헬로와 딜라이브, 위성TV 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는 OTT 서비스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조선비즈

CJ헬로의 뷰잉 구성품. /CJ헬로



CJ헬로가 지난달 25일 출시한 OTT 기기 ‘뷰잉’은 예약 판매 6분 만에 준비했던 수량 1000대가 모두 팔렸다. 뷰잉은 넷플릭스·티빙·푹·유튜브 등 다양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OTT 포털이다. 이달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뷰잉은 전용 기기와 리모컨, HDMI 케이블로 구성된다. HDMI 케이블로 TV와 뷰잉 기기를 연결하면 인터넷 동영상을 골라서 시청할 수 있다.

뷰잉을 이용하려면 9만원대의 기기를 산 후 넷플릭스·티빙 등 원하는 OTT 서비스에 개별 가입해야 한다. 지상파를 제외한 종합편성채널 등 90여개 채널은 실시간으로 무료 시청할 수 있다.

케이블TV 업체 딜라이브는 지난해 7월 넷플릭스와 손잡고 내놓은 TV 연동 셋톱박스 ‘딜라이브 플러스’를 내놓은 후 1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유치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인지도를 높인 덕분이다. 이달 16일에는 25만여곡을 담은 노래방 기능과 100여편의 무료 영화를 추가했다.

위성TV 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9월 20∼30대 1인 가구를 겨냥한 OTT 서비스 ‘텔레비’를 출시한 후 지난달까지 5000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텔레비는 8만원대의 전용 기기와 TV를 연결해 유튜브, 왓챠플레이 등 인터넷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텔레비는 약정 제도를 없애고 30여개 채널 중 원하는 채널만 채널당 월 550원에 골라볼 수 있게 해 소비자의 주목을 받았다. 공필구 KT스카이라이프 전략투자팀장은 “기존 위성방송 시청자의 대다수가 50대 이상이라면, 텔레비 가입자는 20~30대 젊은층이 주를 이룬다”며 “연말까지 가입자가 2만명 수준으로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케이블·위성TV 사업자들이 OTT 서비스로 눈을 돌린 것은 유료방송 사업이 정체를 맞았기 때문이다. OTT 서비스는 방송 서비스가 아닌 부가통신서비스로 분류되기 때문에 규제가 적다는 것도 사업자 입장에서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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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를 보는 모습. /넷플릭스



◆ 통신 업계, 자체 제작 콘텐츠로 차별화

OTT 서비스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시청자에게 ‘팔리는’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국내 대부분 업체들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OTT 서비스 콘텐츠를 확보하는 가운데, 일부 통신 업체 사이에 직접 제작 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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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옥수수’를 통해 공개될 드라마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의 장면.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1월 출시한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를 통해 지난달까지 2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올해 안에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멜로홀릭’과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 등 5편의 오리지널 작품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KT는 지난달 ‘올레 tv 모바일’을 통해 웹드라마 ‘29그램’을 공개했다. 이 작품은 KT가 다이아 티비(CJ E&M의 1인 창작자 지원 사업)와 함께 공동 제작한 첫 오리지널 콘텐츠다.

KT는 이달 1일에는 오리지널 영화 ‘폐쇄병동’을 올레 tv 모바일에 공개했다. 60일간 매일 2분씩 공개한 후, 영화관에서 영화 전체를 개봉한다. KT는 연말까지 다이아 티비와 공동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2편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회사인 넷플릭스가 내년에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쓰겠다고 밝힌 돈은 70억~80억달러(약 7조7000억~8조8000억원)”이라면서 “(넷플릭스보다)투자 금액은 적지만 SK브로드밴드와 KT가 ‘오리지널' 제작에 나선 것은 차별화한 콘텐츠 확보를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남희 기자(kn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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