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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LG-네이버 vs 삼성-카카오… ‘AI연합 맞수’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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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AI스피커 ‘씽큐 허브’에 네이버 플랫폼 ‘클로바’ 탑재

동아일보

LG전자는 네이버 ‘클로바’를 탑재해 음악, 교통, 번역, 검색이 가능한 인공지능(AI) 스피커 ‘씽큐 허브’ 신제품을 내놓았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인공지능(AI) 스피커에 네이버의 AI 플랫폼인 ‘클로바’를 탑재하며 본격적으로 세력 확대에 나섰다. LG와 네이버가 손잡으면서 삼성전자-카카오 등 기존 ‘AI 연합’들 간의 합종연횡이 어떻게 진행될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19일 네이버 ‘클로바’를 탑재한 AI 스피커 ‘씽큐 허브(ThinQ Hub)’를 선보였다. 두 회사가 올해 초 AI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발표한 후 처음 내놓는 결과물이다. 4월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음성인식 AI를 탑재한 씽큐 허브를 내놓았지만 그 기능은 제한적이었다. “공기청정기 켜 줘”처럼 씽큐 허브에 연결된 집안 가전제품의 상태를 확인해 알려주고 동작을 제어하는 ‘홈 사물인터넷(IoT) 허브’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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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큐 허브에 클로바가 적용되면서 기능은 크게 다양해졌다. 음악, 교통·지역·생활정보, 번역, 영어 대화, 뉴스, 검색, 팟캐스트 등 클로바가 제공하는 다양한 AI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근처 맛집을 찾아달라거나 “지금 강남역까지 얼마나 걸려” 등 명령어 수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기존에는 음악을 들으려면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는 음원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틀어야 했지만 이제는 네이버 뮤직이 제공하는 음원을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신나는 음악 틀어줘”처럼 모호하게 말해도 클로바가 어울리는 음악을 추천해 준다.

전자제품을 연결하는 기능은 유지된다. 씽큐 허브와 연동되는 제품은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오븐 등 LG전자 가전 7종과 스마트 전구, 스마트플러그 등 IoT 기기 2종이며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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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네이버뿐 아니라 여러 AI 플랫폼 개발사에 자사 제품을 널리 개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미국 아마존, 올해에는 미국 구글과 손잡고 AI를 활용한 스마트홈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LG전자 최신 스마트폰인 ‘V30’에는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 버전이 처음 탑재되기도 했다.

류혜정 LG전자 H&A스마트솔루션BD(Business Division)담당 상무는 “오픈 파트너십, 오픈 플랫폼, 오픈 커넥티비티를 뜻하는 ‘3대 개방형 전략’을 기반으로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LG전자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씽큐 허브 가격은 판매가 기준 24만9000원이며, 구매자에게는 스마트 전구와 플러그가 함께 주어진다.

이로써 국내 양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 간의 AI 분야 ‘짝짓기’가 이뤄져 각자의 진영을 형성해 가게 됐다. AI는 특정한 사용 경험을 공유하는 생태계 형성이 중요한데, 각 진영의 움직임에 따라 서로 경쟁하는 AI 생태계가 조성될 가능성도 크다.

최근 카카오는 삼성전자의 AI 플랫폼인 ‘빅스비’와 자사의 AI 플랫폼인 ‘카카오 아이(i)’를 연동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빅스비를 통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거나 카카오뱅크 업무를 보거나 할 수 없었는데 앞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70에 음성인식 기술을 넣고 건설사 및 홈 IoT 업체, 롯데그룹 등과 제휴를 맺으며 빠르게 생태계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AI 생태계 확장은 엔터테인먼트와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영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네이버는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자회사 YG인베스트먼트에 총 1000억 원을 투자한 후 음악사업 등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AI 스피커 ‘누구’를 개발한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와 자회사 교차 투자를 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도요타의 친환경차 프리우스V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SK텔레콤은 BMW코리아와 5G(5세대) 네트워크 기반의 커넥티드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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