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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요즘 뜨는 카페엔 이게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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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아래 늘어지는 펜던트 조명

기능뿐 아니라 장식 효과도 커

수백만원 고가에도 카페·가정에 인기

중앙일보

조명이 공간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천장에서 길게 떨어지는 펜던트 조명이 특히 인기다. 덴마크 브랜드 루이스폴센의 스노우볼 조명으로 인테리어를 완성한 서울 청담동 '앤더슨 C' 카페. 송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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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하나로 공간이 바뀐다
서울 한남동 브런치 레스토랑 ‘다츠(DOTZ)’에 가면 이상하게 음식이 놓인 식탁이 아니라 천장을 보며 사진 찍는 손님이 많다. 이들을 따라서 고개를 들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바로 공중에 매달린 조명 말이다. 다츠에는 4개의 조명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데 모두 개당 400만원이 넘는 덴마크 브랜드 베르판의 VP 글로브 조명이다. 투명 유리 안에 조명 기구가 들어있는 형태로, 꼭 불을 켜지 않아도 그 자체로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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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 레스토랑 &#39;다츠&#39;에 설치된 베르판 VP 글로브 조명. 송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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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츠의 공간 디자인을 맡은 ‘디플랏’ 이세현 대표는 “불을 켜기 위한 조명 본연의 기능적 역할보다 공간의 컨셉트를 살려주는 역할”이라며 “조명 주변에 할로겐 램프를 따로 심어 조도를 맞추고 VP 글로브 조명은 보조등으로 매장의 상징으로 쓰인다”고 말했다.

요즘 이렇게 천장에서 떨어지는 형태의 펜던트(pendant) 조명이 인기다. 이 대표의 말대로 조명 본연의 역할보다는 장식적 효과를 내는 인테리어 소품 역할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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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펜던트 조명은 낮에도 빛을 발한다. 그 자체로 멋진 오브제가 되기 때문이다. 청담동 &#39;앤더슨 C&#39; 카페. 송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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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담동의 카페 겸 레스토랑 ‘앤더슨 C’ 역시 곳곳에 달려있는 펜던트 조명으로 시선을 끈다. 이곳에는 요즘 '디자인 조명'으로 선풍적 인기를 끄는 덴마크 브랜드 루이스폴센의 PH 시리즈 조명이 여러 개 달려있다. 루이스폴센의 또 다른 조명인 스노우볼, 앞서 다츠와 같은 베르판 조명, 덴마크 디자이너 아르네 야콥센의 조명 까지 흡사 조명 매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펜던트 조명을 구경 할 수 있다. 앤더슨 초이 대표는 “10년 전부터 오리지널 디자인 조명을 모아왔다"며 "이번에 카페를 만들면서 꺼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천장이나 벽에 붙은 형태의 직부등을 사용하지 않고 펜던트 조명이나 스탠드 조명 등 부분 조명만으로 공간을 디자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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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선 식탁, 혹은 거실 테이블 위에 설치하기 좋다. 여러 개를 겹쳐 연출하는 경우도 많다. 프랑스의 조명회사 DCW의 히어컴스더선 조명.[사진 스페이스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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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전체를 환하게 밝히기 보다 부분 조명을 여러 개 설치하는 게 요즘 추세다. 특히 펜던트 조명은 장식성이 뛰어나 더욱 주목받고 있다. 리빙 컬럼니스트 이정민 씨는 “펜던트 조명은 공중에 떠 있는 조각이자 소품”이라며 “빛의 90% 이상을 직접 투사하는 직접 조명(주로 형광등)은 밝긴 하지만 공간을 밋밋하게 만들지만 부분 조명은 공간에 밝고 어두운 부분이 생기면서 깊이를 줘 분위기 연출에 탁월하다”며 펜던트 조명의 인기를 설명했다.

북유럽 트렌드 가구 거쳐 조명으로
디자인 조명의 인기는 아무래도 요 몇 년간 리빙 트렌드를 이끈 북유럽 인테리어의 영향이 크다. 요즘 디자인 조명으로 각광받는 브랜드 대부분 북유럽 디자이너 제품들이다. 가구와 의자로 시작된 북유럽 인테리어 열풍에 조명까지 합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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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자체의 장식성이 뛰어난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구비의 멀티라이트 팬던트 램프. [사진 구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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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편집숍 브랜드 ‘라잇나우’는 2016년 4월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 매장을 열었다. 가구와 생활용품 외에 조명 전문 매장이 백화점에 둥지를 튼 것은 이례적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조명을 보고 고를 정도로 관심이 많다는 얘기다. 라잇나우 박수빈 MD는 “외국 유명 디자이너 조명 제품을 수입하는데 덴마크 브랜드 루이스폴센의 PH5 펜던트 조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같은 북유럽 브랜드인 핀란드의 아르텍 JL341 펜던트 조명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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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루이스폴센의 PH5조명. 카페나 레스토랑같은 상업 공간은 물론 집에 이 조명을 설치하는 이들이 많다. [사진 루이스폴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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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쉽게 설치하고 바꿀 수 있는 조명이 주목받고 있는 측면도 있다. 조명 전문 업체 '두오모' 이택동 이사는 “가구는 바꾸기 어려운 데다 가격도 비싸지만 조명은 가구와 비해 적은 가격에 큰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이라며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본인이 직접 위치를 바꾸고 조도를 조절할 수 있는 조명에 대한 선호가 높다”고 전했다. 두오모에서 인기 있다는 이탈리아 브랜드 플로스의 스트링 라이트가 대표적이다. 줄이 길어 원하는 대로 줄을 교차하거나 늘이는 식으로 설치 후에도 유동적으로 위치를 바꾸거나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스트링 라이트는 플로스 홈페이지에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을 다운 받으면 조명 밝기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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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대로 위치를 조절할 수 있어 인기인 플로스의 스트링 라이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조도 조절도 가능하다. [사진 두오모]


펜던트 조명은 한 번 설치한 후에도 쉽게 뗄 수 있다. 이정민씨는 “천장에 매입하는 등은 설치와 제거 모두 쉽지 않지만 펜던트 조명은 이사 갈 때마다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다”며 “다른 조명에 비해 펜던트 조명에서 유독 고가의 오리지널 조명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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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디자인 브랜드 아르텍의 JL341 역시 요즘 주목받고 있는 펜던트 조명이다. [아르텍 홈페이지]


공간의 표정 만드는 부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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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한 공간에 독특한 조명 하나로 제대로 포인트를 줬다. 불을 밝히면 공간에 표정이 생긴다. 한남동 레스토랑 &#39;다츠&#39;. 송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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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던트 조명으로 연출한 공간은 사진으로 찍었을 때 더 진가를 발휘한다. 뭐든지 찍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요즘 펜던트 조명 인테리어가 뜨는 이유다. 앤더슨 C의 앤더슨 초이 대표는 펜던트 조명의 ‘사진발’ 효과를 잘 이해하고 있다. 조명 자체의 디자인도 근사하고 불을 켰을 때는 또 다른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해 사진 찍기 좋다는 얘기다. “카페에 설치한 PH5는 불을 켰을 때 전등갓 모양에 따라 그림자의 색이 층층이 달라지고 조명과 거리가 먼 곳과 가까운 곳의 빛의 느낌이 달라진다”며 “공간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인 만큼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디자인 조명이 주목받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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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폴센의 스노우볼 조명. 독특한 디자인의 조명은 노출 콘크리트 천장이나 심플한 화이트 공간에서 특히 진가를 발휘한다. 송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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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천장 낮은 집에서도 이런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시도하는 걸 보면 어렵지 않아 보인다. 서울 성북동에 사는 주부 강향숙(40)씨는 최근 집을 새로 꾸미면서 1년 전 이탈리아에서 구입한 베르판 VP 글로브 조명을 다이닝 룸에 설치했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구에도 물론 공을 들였지만 조명에 더 세심한 신경을 썼다. 그중 하이라이트가 주방에 설치한 널찍한 테이블을 밝히는 두 대의 VP 글로브 조명이다. 강씨는 “손님을 초대하는 일이 잦아 거실보다 다이닝 공간에 힘을 줬다”며 “주방 전체를 밝히기보다 식탁과 그 주변만 밝히는 부분 조명이라 불을 켰을 때 아늑하면서도 특별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강씨의 인스타그램에는 이 공간의 사진이 여럿 올라가 있고, 또 반응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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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동 강향숙씨의 집에 설치된 베르판 VP 글로브 조명. 다이닝 공간을 아름답게 밝힌다. [사진 강향숙씨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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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집에서 펜던트 조명을 설치할 때 과감하게 아래로 떨어뜨리라고 조언한다. 이정민씨는 “우리나라 주택은 천장 높이가 낮은 아파트 위주라서 펜던트 조명을 쓰는 데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잘 활용하면 아늑한 느낌 낼 수 있다”고 했다. “천장이 낮다고 짧게 다는 것보다 과감히 내려 달아야 멋스럽다”는 노하우를 알려줬다. 만약 식탁 위에 단다면 식탁 의자에 사람이 앉아 있을 때 머리보다 한 뼘 위, 식탁 옆에 서 있을 때 이마와 높이가 맞는 것이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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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설치 작품을 방불케하는 미국 조명 디자이너 린지 아델만의 아그네스 조명. 과감하게 낮게 달수록 펜던트 조명의 진가를 즐길 수 있다. [사진 린지 아델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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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사진=송현호 인턴기자,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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