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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끝내 시신도 못 찾고… 어떻게 위로할지” 발길 이어진 조문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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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합동분향소 2곳 조문 행렬 / 참사 3년6개월 만에 장례 치러져 / 조문객들 “마음 너무 아파” 글썽 / 이낙연 총리·김상곤 장관 등 다녀가 / 고창석 교사 유족, 조의금 전액 기부

“끝내 시신도 찾지 못하고….”

세월호 참사 3년6개월 만에 장례를 치르는 미수습자들의 합동분향소에는 발인을 하루 앞둔 19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 안산시 안산제일장례식장에는 미수습자 5명 가운데 사고 당시 단원고 학생인 박영인·남현철군과 양승진 교사 등 3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미수습자인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졌다.

지난 4월 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에 거치된 이후 미수습자 9명 가운데 4명은 시신을 수습해 이미 장례절차를 마쳤다. 나머지 미수습자 5명은 세월호 선체 내부 수색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자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월호 참사 1313일 만에 세월호 미수습자들의 장례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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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추모식이 열린 지난 18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권재근씨·혁규군 유가족이 영정을 들고 빈소인 서울아산병원으로 향하는 장례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유해 대신 유품을 관에 담아 이날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 목포=연합뉴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6.6도를 기록하는 등 올 들어 가장 매서운 추위에도 안산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침통한 마음으로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조문객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으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조문객 이모(56)씨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경기도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는 박모(58)씨는 “마지막 희망이었던 주검을 찾지 못하고 장례를 치러야 하는 유가족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1층 벽 한쪽에는 조문객들이 적어놓은 추모 포스트잇이 빼곡했다. 양승진 교사의 한 제자는 “졸업 후 학교 갈 때마다 항상 반겨주셨는데, 편안한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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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세월호 미수습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도 안산시 제일장례식장 한쪽 벽에 고인을 추모하는 글귀가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다.


이날 장례식장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다녀갔다. 이 총리는 박영인 학생의 빈소에서 오열하는 유족의 모습을 지켜보다 박군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함께 눈물을 흘리며 “나중에 또 뵙겠다”고 말했다.

이들 미수습자 3명의 발인식은 20일 오전 6시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엄수된다. 이어 오전 7~8시 단원고와 안산시청에서 노제를 치르고 수원연화장에서 화장된 후 다른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평택 서호공원으로 옮겨진다.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된 권씨 부자의 빈소 제단에는 권씨 부자와 세월호 희생자인 권씨의 아내 한윤지씨의 영정사진이 나란히 놓여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한씨는 세월호 사고 직후 시신이 수습돼 납골당에 안치됐다. 권씨 부자의 유품은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이 있는 인천가족공원으로 옮겨진다.

권씨 부자의 빈소에는 이낙연 총리와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강준석 해양수산부 차관 등이 찾아 가족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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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제일장례식장에 마련된 세월호 미수습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영정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에서 미수습자 5명의 합동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은 미수습자 5명의 영정을 제단에 차례로 올리면서 시작됐다. 미수습자들의 입관식에는 이들의 유해 대신 생전에 사용했거나 수색 과정에서 찾은 유품을 넣었다.

한편 지난 13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고창석 교사의 유족은 조의금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고 교사의 부인 민모(38)씨는 “마지막까지 학생을 생각했던 남편 뜻에 따라 남편의 모교인 원광대와 형편이 어려운 중·고교생들을 위해 조의금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목포=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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