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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음악 좀 듣자" 네이버에 손 내민 LG전자 AI스피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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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씽큐허브'에 네이버 '클로바'

음악·뉴스 등 콘텐트 서비스 가능해져

음원 스트리밍, AI스피커 핵심 서비스

약정권 끼워 판 네이버·카카오 승승장구

LG전자는 자사의 인공지능 스피커 ‘씽큐허브’에 네이버의 인공지능(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다고 19일 밝혔다. 가전 모니터링과 제어에 특화된 LG전자 인공지능 허브로 클로바의 AI 서비스 제공까지 가능하게 됐다는 얘기다. LG전자 측은 “양사가 올해 초 인공지능 분야에서 협력을 발표한 뒤 처음 내놓은 성과물”이라며 “기존 ‘씽큐허브’ 사용자는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클로바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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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인공지능 스피커 씽큐허브가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다. [사진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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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AI 플랫폼을 키워가던 LG전자가 네이버에 손을 내민 건 음악 서비스가 결정적인 이유였을 거란 게 정보기술(IT) 업계의 분석이다. 클로바와 손을 잡음으로써 씽큐허브는 네이버 음악과 교통 정보, 지역 및 생활 정보, 번역 및 영어대화, 뉴스, 검색, 팟캐스트 등의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씽큐허브로 가전을 제어하고 날씨나 일정을 체크할 수 있긴 했지만, 더 다양한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려 제휴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음원 스트리밍(streamingㆍ실시간 재생) 서비스는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AI 스피커 시장에서 핵심 콘텐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카카오의 AI스피커 ‘카카오미니’나 네이버 라인의 AI스피커 ‘프렌즈’의 경우 각각 음원 서비스 멜론과 네이버 뮤직 이용권 약정을 내걸고 고객들을 모집하고 있다. 라인 프렌즈 스피커의 경우 9만원 상당의 네이버 뮤직 1년 약정권을 구입하면 스피커는 공짜로 주는 식이다. 카카오미니 역시 멜론 이용권 약정을 기본으로 기기값을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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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스피커, &#39;카카오미니&#39; [사진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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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홍 강릉원주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는 “AI 스피커가 가전이나 셋톱 박스에 연결될 수 있긴 하지만 기기 연결이 번거로워 소비자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손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나 뉴스 서비스가 AI 스피커 시장 초기엔 핵심 콘텐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확보한 회사들이 AI 스피커 초기 시장에서 확연한 우세를 보인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네이버ㆍ카카오 같이 음악 서비스를 확보한 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의 AI 스피커 매출이 양분되는 분위기”라며 “가장 큰 수혜자는 지난해 멜론을 사들인 카카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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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AI 스피커 &#39;프렌즈&#39;의 모습. [사진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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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인 AI 플랫폼 ‘빅스비’를 개발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국내에선 소리바다와의 제휴를 통해 ‘삼성뮤직’이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 중 AI 스피커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가 음악 등의 콘텐트 확보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가 IT업계의 관심 거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음원 서비스는 각국의 대표 서비스와 제휴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네이버 클로바와 손잡고 다양한 AI 기기와 서비스를 더 많이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그동안 구글의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스마트폰 G6에 탑재하고 아마존의 AI 플랫폼 ‘알렉사’를 스마트 가전에 앉히는 등 다양한 개방 전략을 구사해왔다. 류혜정 LG전자 H&A 스마트솔루션BC담당 상무는 “국내외 기업과의 탄탄한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 관점에서 진정한 AI 스마트홈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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