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무가베 '끝'이 다가온다…군·당·시민도 "이제 내려오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무가베, 계속 퇴임 거부…엄청난 반발 이어져"

軍 "무가베 추가회동서 압박"…黨 "축출 계획중"

뉴스1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아프리카 최장기 집권자'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의 통치에 끝이 보이고 있다.

짐바브웨 집권당과 군 장성은 19일(현지시간) 무가베를 당 대표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하도록 추가 압박을 가할 계획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여기에 짐바브웨 국민들은 무가베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수도 하라레에서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18일 AFP는 국영 방송을 인용해 무가베의 주변 범죄자를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14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 장성들이 이날 무가베와 짐바브웨 방위군 사령부 간 회의를 계획했다고 전했다.

양측의 첫 회동은 16일에도 한 차례 더 있었다. 당시 무가베는 군 지도부의 사임 요구를 거부했으며 아직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이날 CNN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첫 회동 당시 촬영된 사진에서 양측 모두 겉으로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그 뒤에는 무가베 퇴진을 두고 치열한 협상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다른 소식통들은 AFP에 "무가베가 자신의 퇴임을 연기하고 향후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보호를 보장하는 협상에 필사적"이라고 전했다.

뉴스1

지난 16일 첫 회동 당시 무가베(오른쪽에서 2번째)와 콘스탄티노 치웬가(오른쪽) 육군 사령관.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짐바브웨 독립영웅 출신인 무가베를 멋대로 내치거나 오랜 기간 가택 연금하기 부담스러운 군 장성들은 이번 회의에서 다시 한 번 무가베에게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가베와 군부 사이 줄다리기가 길어지면서 짐바브웨의 미래는 아직 안갯속이다. 그럼에도 AFP는 무가베의 37년 통치에 막이 내려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무가베는 대통령직을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집권당인 ZANU-PF와 대중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을 사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특히 당 지도부는 무가베를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하기 위해 이날 회의를 가질 예정으로 전해졌다.

ZANU-PF 지부 10곳 중 9곳이 무가베의 퇴진을 요구한 상황.

뉴스1

한 짐바브웨 남성이 수도 하라레에서 무가베 퇴진을 촉구하는 포스터를 들고 있다. 포스터에 쓰인 글은 "그만하면 됐다. 무가베는 내려오라".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짐바브웨에서 좀체 보기 힘들던 대규모 시위대도 하라레의 거리를 채웠다. 이들은 무가베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종말을 요구하며 평화롭고도 흥겹게 행진했다.

하라레 노동자 지구에서 행진을 즐기던 샘 세체테(38)는 "이날이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면서 "우리는 무가베 이후 더 나은 삶을 꿈꾼다"고 말했다.

짐바브웨 국민들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무가베 이외의 통치자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 시위대는 전날 무가베의 이름이 쓰인 녹색 도로 표지판을 연달아 부쉈는데, 이는 무가베가 통치하던 1주 전까지만 해도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무가베는 보안군을 동원해 반대파 시위를 무력화하곤 했다.

짐바브웨인들이 이례적인 시위를 즐길 수 있게 된 배경인 군부 쿠데타는 이날로 발생 닷새째다. 군부는 탱크와 병력을 동원해 하라레 거리와 의회, 대통령 사저를 점령하고 무가베를 가택 연금했다.

이는 무가베가 에머슨 음난가그와 부통령을 경질하고 자신의 41세 연하 아내인 그레이스(52)에게 권력을 물려주려 하면서 촉발했다. 그레이스의 권력 승계를 반대하던 군부로부터 암묵적 지원을 받던 음난가그와는 부통령직에서 물러나기 이전에 그레이스와 지속적으로 충돌해 왔다.
icef08@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