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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류샤오보 아내 류샤, “짐짝처럼 옮겨다니는 생활에 우울증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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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7월 간암으로 타계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최근 수술까지 받았다고 홍콩 명보가 18일 보도했다.

명보는 독일에 거주하는 중국 인권활동가 쑤위퉁(蘇雨桐)의 말을 인용해 “류샤가 최근 수술을 받았으며, 우울증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전했다. 어떤 수술을 받았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감시 속에서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인 류샤는 남편 류샤오보의 유품이나 서적 등을 보면서 슬픔에 빠져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마다 중국 정부에 의해 짐처럼 옮겨 다녀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류샤는 지난달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기간에도 강제로 베이징 밖으로 여행을 떠나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류샤는 류샤오보의 사망 후 외국으로 이주하길 원했으나, 7월 15일 남편의 장례식 직후 중국 당국에 의해 윈난(雲南)성 다리(大理)시로 강제 여행을 가면서 외부와 40여 일간 연락이 두절됐다.

자오쯔양(趙紫陽) 전 당 총서기의 비서를 지낸 원로 바오퉁은 트위터에 “류샤가 당의 지시에 따라 짐짝처럼 여기저기 옮겨 다녀야 한다면 이것이 정녕 전면적인 ‘의법치국’(依法治國)이냐, 이것이 19차 당 대회의 정신이고, 시진핑의 신시대냐”라고 비판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19차 당 대회 보고에서 “사회주의 민주정치를 적극 발전시키고, 전면적인 의법치국을 추진해 당의 영도, 인민의 주인 역할, 의법치국을 유기적으로 통일한 제도 건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에 의한 통치를 뜻하는 의법치국은 19차 당 대회에서 당장(黨章·당헌)에 삽입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바오퉁은 최근 85세 생일잔치를 하면서 류샤오보와 함께 공산당의 일당독재를 비판하는 ‘08헌장’(零八憲章) 작성에 참여한 헌법학자 장쭈화(張祖樺)를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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