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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통사 홍보 문구까지 정하는 애플…이유있는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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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물량 무기로 이통사·소비자에 갑질
"이통사, 홍보 보도자료 문구 그대로 쓰도록 해"
미국보다 월등히 비싼 가격, 월 할부금만 6만~7만원
갑질 계속되지만 매번 흥행…"갑질 계속된 이유"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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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애플이 '아이폰X'의 물량을 무기로 국내 이동통신사와 소비자들을 상대로 갑질을 하고 있다. 이통사의 홍보 문구를 하나하나 검토를 할 뿐 아니라 TV광고부터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직접 관여한다. 또 미국 현지보다 월등이 비싼 가격에 판매, 가계 통신비 부담을 높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통3사가 배포하는 아이폰X 홍보 보도자료를 직접 검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아이폰X에 대한 설명 문구를 토시 하나 다르지 않게 배포했다.

◆내용 똑같은 이통3사의 홍보자료 = 이통3사가 16일 배포한 아이폰X 홍보 보도자료에서는 '아름다운 5.8형 Super Retina™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고혹적인 전후면 글래스', '혁신적이며, 안전하고 새로운 잠금 해제 및 사용자 인증, 결제 방식을 제공하는 Face ID®' 등의 문구가 포함됐다. 다만 SK텔레콤은 KT, LG유플러스와 달리 '고혹적인'이란 표현을 '매혹적인'으로 바꿨다.

KT는 아이폰X의 홍보 문구를 한 문단만 담은 반면 SK텔레콤은 두 문단, LG유플러스는 네 문단을 담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페이스ID를 별도로 소개했으며, LG유플러스는 카메라, 전후면 글래스까지 설명했다.

삼성전자, LG전자도 이통3사에 자사의 제품 소개 자료를 제공하지만, 이통3사에서 배포하는 홍보 보도자료의 작성 주체는 당연히 이통사다. 이에 각각 분량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다. 하지만 애플은 이통3사에 자신들이 보낸 제품 소개 자료를 그대로 홍보 보도자료에 넣도록 강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요청한대로 이통사가 보도자료를 배포해야 하고, 이통사가 원하는 추가 내용을 넣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통3사가 조만간 선보일 아이폰X 광고 역시 애플이 제시한 내용 그대로 방영될 전망이다. 그동안 애플은 이통사에 자사의 영상을 홍보하도록 하면서도 비용은 이통사에 전액 전가시켰다. 광고 끝에 통신사 로고가 1~2초 등장할 뿐이다. 이밖에 이통3사 대리점에 배치되는 아이폰X 관련 홍보 책자, 제품 진열 방식 등도 애플이 정해준 대로 따라야 한다.

◆미국보다 15만~20만원 비싸 = 가격 역시 애플 마음대로다. 아이폰X의 국내 이통사 출고가는 64GB 모델이 136만700원, 256GB는 155만7600원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각각 999달러(약 109만원), 1149달러(약 126만원)에 판매된다. 부가세 10%를 더해도 15만원 가량 우리나라가 비싸다.

이통3사의 평균 요금 수준의 가입자가 아이폰X 256GB를 24개월 약정(할부 수수료 5.9% 포함)으로 구입한다면, 월 단말기 할부금(약 6만8729원)이 통신 서비스 요금(이통3사 1인당 평균매출인 약 3만5000원)보다 두 배 이상 크다.

◆갑질에도 이통사, 소비자 구애 경쟁 = 하지만 애플이 국내에 공급하는 물량을 크게 제한하면서, 예약 판매 시작과 동시에 초도 물량이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이통사, 소비자 모두 갑질을 당하면서도 아이폰X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 애플 충성고객은 "내가 비싸게 산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말하는 반면, 한편에서는 "이러니 애플이 갑질을 계속하는 것"이라는 반응이다. 애플은 총 19개국에 492개의 애플스토어를 운영 중이지만, 아이폰이 국내 출시한 지 8년이 지난 올 연말께나 애플스토어가 입점할 전망이다. 이에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은 불편한 사후서비스를 받아왔다.

외신도 이 같은 상황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17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미국에서 아이폰X 64GB모델은 999달러(약 109만원)에 팔리는데 한국에서는 1237달러(약 136만원)에 팔린다. 그런데도 빠른 시간내에 매진된 것이 흥미롭다"며 "이런 일이 벌어진 곳은 무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안마당"이라고 보도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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