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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인터뷰] 오윤아 "실제로 아픈 아들…열심히 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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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배우 오윤아는 SBS 종영극 ‘언니는 살아있다’를 통해 재발견됐다. 레이싱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지 10여년만이다. 레이싱걸 이지미가 너무 강해 가벼운 역만 들어올 때가 많았다. ‘언니는 살아있다’에서도 악역을 맡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였다.

“김순옥 작가가 악역을 원하긴 했다. 하지만 난 처음부터 은향이를 연기하고 싶었다. 전작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도 악역을 하지 않았냐. 연달아서 비슷한 캐릭터를 맡으면 똑같은 느낌이 나올 수밖에 없으니까. 오히려 은향이 캐릭터가 신선해서 좋았다. 악역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극중 오윤아는 김은향 역을 맡아 불륜을 저지른 남편 추태수(박광현)와 내연녀 구세경(손여은)에 복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세경의 아들 용하(김승한)의 가정교사로 취업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감정선이 복잡해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터. 오윤아는 “아들 민이가 올해 열한 살인데 발달이 느리다. 센터에 가서 치료를 많이 받아서 그런 친구들에 대한 이해도가 컸다. 연기하면서 ‘작가님이 (내 상황을) 알고 썼나?’ 싶었다. 실제로 아이를 잃어버리거나 다친 경험이 있어서 연기할 때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인생에 변화가 많이 생겼다. 아들을 10년 넘게 키우다 보니 실제 경험이 묻어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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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살아있다’는 ‘아내의 유혹’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다. 막장 논란이 일었지만 시청률 20%를 넘으며 인기 몰이했다. 김수미를 비롯해 장서희, 오윤아, 양정아, 변정수, 손여은, 김다솜 등 여배우들의 열연이 한 몫 했다.

그 동안 오윤아는 화려한 이미지에 가려 연기력이 저평가된 게 사실이다. ‘외모에 연기력이 가려졌다고 생각하지 않냐?’고 묻자 “솔직히 조금 있다”고 웃었다. “김희원 오빠에게 ‘나도 차라리 개성파였으면 좋겠다’고 하니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더라. 예쁜 사람보다 개성 있게 생긴 사람이 더 돋보이지 않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손여은과 워맨스는 시청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전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여자와 친구가 되는 건 현실에서 불가능하지 않을까. 손여은은 “도를 닦지 않는 이상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오윤아는 “마찬가지”라며 “작가가 ‘원수를 사랑하라’처럼 다른 입장이지만 공감할 수 있게 잘 써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세경이 내 무릎에서 죽을 줄은 몰랐다. 아무리 워맨스라고 해도 반전의 반전이었다. 하고 많은 무릎 중에 왜 내 무릎이냐. 드라마, 영화에서 죽는 신이 많았지만 무릎은 진짜 처음 아니냐”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마지막 회에서 은향은 세경의 남편인 조환승(송종호)과 열린 결말로 끝났다. “친구로 남는 게 가장 좋다”며 만족해했다. “세경이가 떠났다고 둘의 관계가 진전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은향이는 환승과 친구로 지내면서 계속 바라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싱글맘인 오윤아의 실제 연애사도 궁금했다.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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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아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대본을 받으면 “‘이걸 꼭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연습한다. 엎어진 영화가 많은데 대본을 다 외워서 내가 한 것 같다”고 할 정도. “연기를 잘하고 싶어서 계속 활동하는 것도 있다. 인생의 절반은 연기만 하면서 살았다. 연기를 집중해서 하다 보면 개인사를 잊게 되더라. 위로를 많이 받았고, 힘들었던 순간을 웃으면서 이겨낼 수 있었다. 연기에 의지했다고 해야 되나.”

주인공 욕심을 버린 지는 오래다. 욕심을 가질수록 “괴롭더라. 내 위치를 잘 파악하는 것도 행복으로 가는 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순옥 작가 차기작 주인공 제의가 온다면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 “당연히 할 것”이라며 “배우들을 많이 아낀다. 이번에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고 고마워했다.

오윤아는 2009년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슬럼프에 빠졌다. 수술 후 성대가 다쳐 지금도 높은 음이 안 올라간다고. 하지만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자우림의 노래를 완벽 소화했다. “회사에서 ‘복면가왕’ 나가라고 하더라. 연기여서 겨우 했다. 원래 노래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해서 뮤지컬 배우를 꿈꾼 적도 있다. 수술 후 취미생활이 없어져서 가장 아쉽다”고 했다.

아들 민이는 가장 큰 힘이 되는 존재다. 연기를 하는 원천이자 열심히 사는 이유다. “집에 들어갔을 때 아들이 안자고 있으면 ‘왜 안자?’라고 하는데 내심 좋다. 아들을 안고 자면 하루 피로가 다 풀린다. 그러면 민이도 다음날 확실히 컨디션이 좋더라. 아침에 내가 못 일어나서 자고 있으면 뽀뽀를 꼭 하고 간다. 이런 내 새끼가 있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사진=임민환기자 limm@sporbiz.co.kr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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