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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국민의당 호남중진들 '중도통합반대' 조직 만든다…安과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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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박지원·천정배 등 '평화개혁연대' 설립 추진

"가랑비 옷 젖듯 보수대통합 몰고가선 안돼", "黨 해치는 사람 탈당시켜야"

연합뉴스

정동영 박지원 천정배
국민의당 정동영(왼쪽), 박지원(가운데), 천정배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중도통합 의지 재천명으로 당의 내홍이 심화되는 가운데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중진들이 별도 조직을 만들기로 해 주목된다.

정동영 의원은 박지원·천정배 의원 등과 함께 당내 의견 그룹인 가칭 '평화개혁연대'를 만들어 안 대표가 추진 중인 중도통합 반대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도통합에 사활을 건 안 대표와 통합에 결사반대인 호남 중진들이 정면충돌하면서 자칫 분당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정 의원 등은 오히려 당을 지키기 위한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세 모으기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 애초 '당을 깰 수도 있다'고까지 위협했던 호남 중진들은 지금은 보수정당 우세 현상 가능성을 경계하며 당 지키기와 더불어 안 대표 견제에 올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안 대표의 행동은 반(反) 개혁·반 호남·반 문재인의 '3반'으로 비치는데, 이렇게 가면 당이 소멸한다"며 "당을 지키기 위한 개혁 정체성 수호 의견 그룹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안 대표가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인위적이고 일방적인 통합은 불가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면서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있는데 약 20여 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그동안 지켜온 정체성과 가치관을 (저버리고) '안 한다, 안 한다' 하면서 가랑비에 옷 젖어가듯 보수 대통합으로 몰고 가면 안 된다"면서 "당의 가치를 지키는 의원들이 대화를 해 나가자는 입장에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의원은 통화에서 "그동안 분란을 최대한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해왔지만, 이제는 그럴 수만은 없는 단계가 됐다"며 "공개적·조직적으로 강하게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대응노선을 정립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바른정당과의 연대·합당도 문제지만, 당이 개혁세력에서 이탈하고 적폐 연대로 접근하는 것이 더 문제"라며 "안 대표가 통합을 밀어붙이는 것은 안 될 일이고, 이 갈등을 뭉개고 가는 것도 자멸의 길인만큼 이번 기회에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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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와 정동영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정 의원과 박 의원, 천 의원 3명이 중심이 돼 각각 전북·전남·광주 지역 의원들을 접촉해 합류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은 "장병완·황주홍·유성엽·조배숙 의원 등 호남의원뿐 아니라 김경진·최경환 의원 등 초재선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도 폭넓게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 등을 두고 '끝장토론'을 벌이는 오는 21일 의원 워크숍에서 조직 창립 서명을 받은 뒤 이후 사무실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정 의원은 이 조직이 별도의 교섭단체를 염두에 둔 사실상 분당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는 "오히려 당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직"이라고 일축하면서 "지역 민심도 '당을 깨지 말라, 바른정당과 합치면 다 죽는다'였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 역시 조직 출범으로 인한 분당 가시화 가능성 질문에 "너무 빠르고 성급한 이야기"라면서 "당을 분열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지켜가자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안 대표가 통합을 대놓고 밀어붙인다면 저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향후 탈당까지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럴 이유가 없다. 당을 해치는 사람을 오히려 탈당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의원이 평화개혁연대에 참여할지는 미지수이나 20명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참여자로 이름이 거론된 한 호남의원은 통화에서 "제안은 받았지만, 당 화합이 먼저라는 생각 때문에 조심스럽다"면서 "참여 여부는 더 고민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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