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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퇴진 거부' 무가베 탄핵론 대두…집권여당도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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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지 않으면 탄핵할 것"…오늘 反무가베 대규모 집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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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과 부인 그레이스 여사[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군부에 실권을 빼앗기고 가택연금 상태인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93)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렸다.

17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집권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10개 주(州) 지부가 모여 무가베 대통령과 그의 부인 그레이스(52) 여사의 퇴진을 촉구했다고 짐바브웨 국영 매체 헤럴드가 보도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와 정권 이양을 위한 협상 중이지만, 그가 퇴진을 거부해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무가베 대통령의 유력한 후임자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무가베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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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짐바브웨 부통령[AFP=연합뉴스]



한 고위 당직자는 로이터통신에 "만약 그(무가베)가 완강하게 나오면 우리는 19일 그의 해임을 준비하고 21일에 탄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짐바브웨 당국자 4명도 무가베 대통령이 퇴진 압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탄핵당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무가베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의회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의회 양원 다수당인 ZANU-PF는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 지지세력과 그레이스 여사를 지지하는 파벌 'G40'으로 나뉜 상태다.

의원들이 제기한 탄핵 사유는 무가베 가족의 재산 축적, 측근 부패와 권력 남용, 경제 파탄 등이다. 짐바브웨 국가 경제 규모는 2000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아울러 37년째 권좌를 지켜온 무가베 대통령이 그레이스 여사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 이번 군부 쿠데타의 결정적 계기였다.

ZANU-PF는 오는 19일 중앙 위원회를 열어 현 정치 상황에 따른 당 재정비 방안을 논의한다고 헤럴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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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군부 쿠데타 발발을 보도한 짐바브웨 신문[EPA=연합뉴스]



무가베 대통령이 당에서 쫓겨날 가능성도 있다. ZANU-PF는 17일 회의에서 무가베 대통령이 나이가 너무 많고 무능하다며 그의 불신임안을 가결했다고 짐바브웨 현지 언론 뉴스데이는 보도했다.

ZANU-PF는 18일 수도 하라레에서 무가베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내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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