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시승기] 닛산 알티마 2.5 - 합리적이며 다재다능한 패밀리 세단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2017년 11월, 닛산의 중형 세단 알티마를 만났다.

일본 3사 중 가장 저렴한 가격대를 마련하고 무난하면서도 스포티한 감성이 드러나는 드라이빙, 그리고 일본차 특유의 우수한 신뢰성 등을 자랑으로 하고 있는 알티마는 ‘또렷하진 않아도’ 늘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차량이었다.

이러한 특성은 브랜드의 판매 실적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출시 이후 특별한 대외 활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며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캐시카이 등 디젤 라인업의 부재 속에서도 알티마가 버텨주는 덕에 닛산은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 감소를 최소로 줄일 수 있었을 정도다.

이정도면 닛산의 ‘믿을 맨’이라 할 수 있겠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일본 중형 세단

토요타 캠리와 닛산 알티마, 그리고 혼다의 어코드는 이래나 저래나 신뢰의 상징이고 늘 좋은 대안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 차종 모두 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늘거나 줄지 않는 ‘계산 가능한 판매’를 이어가며 브랜드에 빼놓을 수 없는 주요 모델로 자리잡았다.

다만 최근 이 세 차량들이 좋은 이유든 나쁜 이유든 소비자들의 눈과 귀에 그 소식을 많이 전하고 있다. 캠리의 경우에는 호재다. 신형 모델의 완성도가 높다는 호평이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코드는 침울하다 부식과 녹을 분명히 구분할 필요는 있지만 어쨌든 ‘녹’ 이슈로 판매에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티마, 알티마는 미묘한 상황이다. 사실 차량과 관련된 특별한 이슈가 없지만 캠리와 어코드에 대한 이슈가 커지며 동반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디 이 흐름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길 바라고 있을 것 같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인한 힘이 느껴지는 닛산의 중형 세단

시승 차량은 지난해 페이스 리프트를 거친 올 뉴 알티마다.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많은 부분들 대대적으로 손질해 제품의 경쟁력을 끌어 올린 모델이다. 4,875mm에 이르는 전장과 각각 1,830mm와 1,470mm에 이르는 전폭과 전고 그리고 2,775mm의 휠베이스는 기존의 5세대에서 그대로 이어지지만 차량이 드러내는 그 감성은 완전히 달라졌다.

페이스 리프트의 테마는 역동성을 강조한 ‘에너제틱 플로우’로 수더분하게 생겼던 기존 알티마에서 강인한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탈바꿈했다. 특히 역동적인 감성이 더해진 헤드라이트와 닛산의 패밀리 룩을 완성하는 강인한 V-모션 프론트 그릴 등이 더해지며 강렬한 인상을 완성한다. 이외에도 차량 군데군데 닛산의 최신 시그니처 디자인 요소들이 대거 적용되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너제틱 플로우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건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를 보는 듯한 근육질의 실루엣에 있다. 단순히 전면 디자인 만이 아니라 측면의 캐릭터 라인과 숄더 라인이 새롭게 손질된 덕에 더욱 강인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특히 새로운 전면부와 어우러지며 ‘베이지 맥시마’처럼 느껴져 그 매력이 더욱 배가된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전면에서 시작된 강인하고 힘찬 감성은 측면을 이어 그대로 후면까지 이어진다. 부메랑 형상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더욱 역동적인 실루엣을 그려내는 것은 물론 차체의 폭이 더욱 넓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까지 이끌어내 마이너 체인지로 ‘풀체인지’의 효과를 얻는 모습이다.

이러한 ‘트릭’ 덕분에 올 뉴 알티마는 닛산의 플래그십 모델이자 강력한 스포츠 세단으로 평가 받은 맥시마와의 같은 핏줄임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통일된 이미지를 품게 되었으며 경쟁 모델들의 신형 모델 속에서도 이목을 끄는 스타일을 자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간결하고 여유가 있는 공간

대대적인, 풀 체인지 급 마이너 체인지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페이스 리프트인 만큼 실내 공간의 변화는 크지 않다. 실제로 기존 알티마와 전체적인 구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광택이 강했던 센터페시아는 무광의 재질로 구성을 변경했으며 센터터널 및 대시보드의 트림 등을 모노톤으로 꾸미는 변화 등이 더해졌다.

최근 국산 차량들의 실내 공간이 워낙 화려해진 덕에 알티마의 실내 공간은 수수하게 느껴지지만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제작된 실용적인 구성을 기반으로 넓은 공간감을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대시보드는 평평하게 다듬어졌으며 과장된 표현 보다는 간결한 구성이 돋보인다. 덧붙여 두 개의 원형 클러스터는 시인성을 최우선으로 디자인 되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라고 있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개선은 크지 않다. 한국형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아닌 오리지널 시스템에 한국 시스템을 추가도 더한 방식을 택하고 있어 기능을 조작하다 보면 두 시스템을 오가는 경우가 많고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를 오가는 조작 구성도 번거롭고 실수가 잦아진다. 국내시장에서 판매량을 고려한다면 조금 더 한국 친화적인 구성이 절실해 보인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 뉴 알티마의 실내 공간은 휠베이스가 그리 길지 않아 다소 비좁을 것 같은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이 차량이 출시되는 주력 시장은 바로 미국 시장인 만큼 실제의 공간은 상당히 넓은 편이다.

우선 1열을 살펴 보면 헤드 룸, 레그 룸이 모두 넉넉하게 느껴진다. 시트의 크기와 쿠션도 풍성한 편이라 체격과 주행 거리, 시간을 가리지 않고 편안함을 제공한다. 시트의 기본적인 착좌감은 동급 최고 수준에 이르지만 체형을 잡아주는 ‘핏감’은 조금 부족하다.

이와 함께 2열 시트 역시 넉넉한 쿠션을 자랑해 패밀리 세단으로서 우수한 만족감을 제공하고 공간 자체도 여유로워 성인 남성이 편안히 앉기에 충분하다. 휠 베이스가 인상적인 수치가 아닌 만큼 실내 공간에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36L의 트렁크 용량은 사실 동급 중형 세단 사이에서 넓은 편에 속하진 않는다. 하지만 중형 세단이 갖춰야 할 소양 정도로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트렁크 게이트를 큼직하게 디자인 한 덕에 물건을 옮기기 쉽게 제작되어 있으며 2열 시트를 폴딩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적재 공간을 다양한게 활용할 수 있어 사용성 자체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면성을 품은 파워트레인

올 뉴 알티마의 보닛 아래에는 직렬 4기통 QR 2.5L 엔진이 자리한다. 이 엔진은 토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처럼 국내 시장보다는 북미 시장의 기준에 맞춘 엔진이다. 최고 출력 180마력과 24.5kg.m의 최대 토크로 출력 자체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브랜드의 설명에 따르면 페이스 리프트 이전과 수치적인 절대 출력은 변화가 없지만 압축비를 소폭 변경해 차량의 드라이빙의 감각을 개선했다. 여기에 가상 변속 모드(D-Step)이 적용된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를 장착해 효율성과 함께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강조했다고 한다.

참고로 공인 연비는 13.3km/L로 중형 세단, 특히 2.5L 배기량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할 수 있는 패밀리 세단

기자는 개인적으로, 솔직히 말해 닛산의 차량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확실한 강점이 있는 브랜드라 생각한다. 다른 무엇보다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감성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스포티한 차량을 많이 선보이지 못하는 상황이 아쉬울 정도. 어쨌든 이번 시승 역시 그런 스포티한 이면 속, 패밀리 세단으로서 어떤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했다.

근육질의 차체를 둘러보고 도어를 열어 시트에 몸을 맡겼다. 최신의 감성은 아니라고 하지만 깔끔하게 구성된 시트와 계기판, 그리고 쥐기 편한 스티어링 휠이 기자를 반겼다. 이윽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진동은 차분히 절제되어 있지만 아이들링 사운드가 다소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쨌든 기어를 바꾸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CVT 특유의 감각이 느껴지긴 하지만 큰 이질감 없이 시원스레 가속하는 느낌이 든다. 기본적인 출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운전자가 체감하는 만족감은 상당히 좋은 편이고, 차량이 움직인다는 그 ‘동적인 감각의 연출’이 무척 솔직히 전해져 운전자에게 드라이빙을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수치로 표현하자만 알티마의 가속력이나 출력은 인상적인 수치는 아니다. 그저 ‘2.4~2.5L 급 중형 세단에게 기대하는 딱 그 정도다. 그리고 직접적인 비교를 해본 건 아니지만 엔진의 압축비를 건든 탓에 낮은 RPM에서 조금 더 힘이 더해진 느낌인데 도심과 같이 정차와 발진 가속이 많은 상황에도 이점으로 느껴진다.

흔히 CVT는 이상적인 변속기라고는 하지만 발진과 추월 가속과 같은 상황에서 출력 전달 효율이나 드라이빙 감각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많다는 편견이 있는데 닛산에게 있어 그런 편견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묵직한 느낌도 잠깐, 엔진이 활기차게 회전하며 차량을 이끈다. 변속기의 반응이나 기어비 변경에 대한 판단이 능숙해 운전자의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도 무척 만족스럽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스포츠 모드나 고 RPM 영역에서 살짝 튀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 이런 세팅을 의도적으로 하기가 쉽지 않고 또 CVT의 내구성 저하에 걱정이 되지만 또 다시 한 번 스포츠카 브랜드 닛산이라면 이렇게 세팅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공존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가상 변속의 질감도 구현했는데..

닛산의 차량답게 올 뉴 알티마는 다루는 맛이 인상적이었다. 모던한 감각의 캠리, 가볍고 산뜻한 어코드와 달리 올 뉴 알티마는 적당한 무게감과 단단한 감각의 피드백을 전한다. 이는 전자 유압식 스티어링 시스템의 산물로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직관적인 조향 감각을 제공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노면의 정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조향 감각에 생기를 더하는 서스펜션은 닛산의 풍부한 경험이 느껴진다. 기본적으로는 댐핑 강도를 이전보다 단단하게 조인 후 부드러운 성향의 스프링을 더해 작은 충격은 더욱 부드럽게 걸러내고 큰 충격에는 움직임을 절제하여 곧바로 차체를 다잡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자잘한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거르고 요철을 넘을 때에는 피칭을 최소로 줄이는 모습이 연속됐다.

좋은점: 유니크한 스타일과 기본기가 뛰어난 드라이빙의 즐거움

안좋은점: 모델의 노후화 및 부족한 대회 홍보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매력을 단 번에 즐길 수 있는 선택지

닛산 알티마는 중형 세단 시장에 제시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 및 바람을 꽤 현실적으로 구현한 차량이다.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국산 중형 세단과 차이가 크지 않고, 또 일본과 미국의 모든 감성을 담았다. 게다가 CVT를 기반으로 하는 파워트레인의 조합과 탄탄한 감성이 느껴지는 드라이빙까지 모든 부분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노후화에 대한 고려는 할 시기가 되었다. 하지만 신형 알티마에 대한 소식이 없는데 결국 소비자들의 꾸준히 닛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의 마련이 절실히 느껴졌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