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편의점 24시간 열어두기 어려워”…일손부족에 신음하는 日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 건축 자재를 생산하는 일본 토리 사(社)의 나가시마 모토히로 사장은 이달 실적 발표에서 “건설 프로젝트 완공이 지연되면서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사 연기는 이제 만성이 됐다”고 체념조로 말했다.

#. 일본 최대 은행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 금융그룹은 일손 부족에 따른 대책으로 직원 1500명이 하던 업무를 자동화하고, 이번 회계연도 안으로 근무시간을 100만 시간 감축하기로 했다.

일본 기업들이 노동력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교외지역 편의점의 경우 24시간 문을 열어두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일본의 일손 부족 실태를 전했다. 이에 로손ㆍ세븐앤아이 등 대형 편의점은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일본 내 외국인 노동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상공회의소는 전날 정부에 외국인의 취업 요건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무라 아키오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은 중소기업의 60%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외국인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보다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외국인 취업은 전문직과 기술직 등에 한정된다. 또 대학졸업과 10년 이상 실무경험 등의 자격요건도 내걸고 있다.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기술ㆍ인문지식ㆍ국제업무에 있어 외국인 취업에 대졸 이상 또는 10년 이상의 실무경험이 요구된다. 플랜트 설계와 도면을 담당할 인력이라면 이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있지만, 도면에 따라 시행할 인력이라면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상공회의소가 지난 7월 발표한 ‘일손 부족 등에의 대응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2776개 기업 중 60.6%인 1682곳이 인력 부족을 호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특히 숙박ㆍ음식업, 운수업, 간병ㆍ간호, 건설업에서 인력 부족이 심각했다.

일각에선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들의 인력난 소식에 취업 관련 커뮤니티에선 “인력부족이라기보다는 ‘저임금으로 장시간 중노동해줄 젊고 건강한 노예가 부족하다’는 편이 옳다”, “저임금 노동자 부족이 바른 말”이라는 냉소가 쏟아졌다.

한편, 이날 10ㆍ22 총선 후 첫 국회연설에 나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세금과 규제 개혁 등 관련 정책을 총동원해 임금 인상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ham@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