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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쉐보레 크루즈 디젤 못 먹어도 ‘펀(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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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크루즈는 2008년 출시된 뒤 글로벌 시장에서 400만대 이상 팔린 쉐보레의 효자다. 그러나 9년이라는 세월의 무게에 구닥다리가 됐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긴 교체 주기에도 효자가 없다. 소비자들이 예전보다 더 빨리 식상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준중형 시장에서 크루즈는 1만857대 팔렸을 뿐이지만 아반떼는 9만3804대 판매됐다. K3는 3만6854대로 그 뒤를 이었다. 절치부심한 쉐보레는 9년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인 올뉴 크루즈를 지난 1월 출시했다.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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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뉴 크루즈는 유럽 오펠이 개발한 차세대 준중형 아키텍처, 초고장력·고장력 강편 확대 적용,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한 터보 엔진 등을 무기로 내세웠다. 그러나 절치부심의 결과는 아쉬웠다. 올뉴 크루즈의 올 1~10월 판매대수는 8687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대수 8732대보다 오히려 적었다. 10월 실적만 놓고 보면 크루즈는 처참한 실적을 거둬들였다.

쉐보레는 이에 디젤 모델로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졌다. 쉐보레가 국내 판매하는 세단 중 유일하게 디젤 엔진을 장착한 크루즈 디젤을 10월에 선보였다. 크루즈 디젤은 GM 에코텍(ECOTEC) 엔진 라인업의 최신 모델로 유럽에 위치한 GM 디젤 프로덕트 센터가 개발을 주도한 1.6ℓ CDTi 엔진을 장착했다. 견고하고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이 엔진은 유럽에서 ‘Whisper Diesel(속삭이는 디젤)’로 불린다.

말리부와 크루즈 가솔린 터보 모델을 통해 신뢰성을 인정받은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도 채택했다. 최고출력은 134마력이고 최대토크는 동급 최고 수준인 32.6kg.m이다. 복합연비(16인치 기준)는 16.0km/ℓ다. 크루즈 디젤 전장×전폭×전고는 4665×1805×1465mm로 기존 모델보다 전장은 25mm, 휠베이스는 15mm 각각 길어졌지만 전고는 10mm 낮아지면서 중형세단에 버금가도록 커졌다.

외모는 크루즈 가솔린과 같다. 트렁크 오른쪽에 붙은 ‘TD’ 배지가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다를 뿐이다. 쉐보레 시그니처인 듀얼 포트 그릴과 한 몸이 된 프로젝션 헤드램프는 날렵하고 날카롭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일체감을 살려 스포티한 이미지를 살렸다. 전면 범퍼, 보닛 등을 감싼 입체적인 캐릭터 라인은 역동적이다.

실내는 간결하면서 세련된 멋을 추구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8인치 뉴 마이링크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한 모습을 연출한다. 8인치 디스플레이는 터치감이 괜찮은 수준이다.

실내 공기 순환을 돕는 뒷좌석 에어덕트와 겨울철 동승자 편의를 위한 2열 열선 시트도 신규 적용했다. 센터페시아에는 USB 단자 2개와 12V 아웃렛 1개가 있어 스마트 기기를 여러대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실내 인테리어 품질은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편은 아니다. 실내공간은 넉넉하다. 성인 남자가 뒷좌석에 앉아도 무릎 공간에 여유가 있다.

운전석 시트는 단단하고, 몸을 잘 지지해준다. 스티어링휠은 묵직하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볍게 치고 나간다.

저·중속 구간에서는 소음·진동이 적다. 스타트 앤 스톱 기능은 멈출 때나 다시 출발할 때 조용히 작동한다. 정속 주행할 때는 차체가 안정적이다. 고속 구간에서는 하체가 단단해져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발산한다. 가속 반응은 비교적 빠른 편이고 움찔하는 터보 랙(Turbo lag)도 없다. 변속 충격도 없다. 달리는 맛은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지그재그 구간을 가감속하면서 달릴 때는 차체가 꿀렁거린다.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 시스템은 좌우 차선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 차선을 넘지 않기 위해 좌우로 휘청거리며 주행해 불안감이 살짝 밀려온다. 정속 주행만 가능한 크루즈 기능도 아쉽다.

쉐보레 크루즈 디젤은 펀(Fun)해졌지만 편(便)하지는 않다. 운전 재미를 추구하는 20대 남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여겨진다.

[글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사진 쉐보레]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04호 (17.11.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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