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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올해 기부, 10명 중 3명도 안 돼…집계 후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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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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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11월도 이제 절반이 넘어서 정말 연말이다 싶은 때가 왔습니다. 그런데 이쯤 되면 내가 올해 참 잘살았나, 특히 착하게 살았나 이 생각을 하게 되는데 좀 찔리지만, 올해 기부가 별로 상황이 안 좋다고요?

<기자>

네, 안타깝게도 그런 경향이 상당히 뚜렷합니다. 통계청에서 조사를 해봤는데 지난 1년 동안 기부를 해봤다고 응답하신 분이 10명 중의 3명이 채 안 됐습니다.

이 조사를 시작한 게 2011년이었거든요. 그때에 비해서 10% 가까이 낮아졌습니다. 실제 기부액 규모도 정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흔히 기부하면 떠올리는 연말 사랑의 온도탑도 해마다 목표액을 훌쩍 넘기다가 지난해와 재작년에는 100도를 가까스로 채웠습니다.

이런 현상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걸로 분석되는데요, 일단 최근에 이런저런 경제지표들이 좀 호전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침체 기간이 길었잖아요. 가계가 지출을 줄인 분야들이 있는데 기부도 그중 하나로 분석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안타깝게도 유명한 기부단체들에서 횡령이나 성희롱 사건 같은 게 불거졌던 일들도 있었고요.

또 이영학 살인 사건 같은 게 알려지면서 과연 내가 기부하는 돈이 잘 운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불신도 좀 생긴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그 얘기 하시는 분들이 참 많기는 많더라고요. 어디를 가져다 줘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은데, 한편으로는 마케팅이나 소비나 이런 것과 결합이 돼서 발전하는 그런 케이스도 늘고 있죠?

<기자>

네, 말씀드렸던 전통적인 형태의 기부는 확실히 정체지만,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기부 방식들이 나오면서 기존의 나눔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자기표현 욕구가 나눔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형태들이 성공을 하고 있는데요, 군산, 대전, 이렇게 특정 빵집이 전국적으로 유명한 지역들이 좀 있잖아요.

최근에 전주에서 비빔밥을 응용한 빵으로 특허를 내면서 유명해진 한 빵집은 미디어에서 많이 소개도 되고 SNS에서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던 셀링포인트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사회복지사 출신의 대표가 세운 사회적 기업인데, 36명의 정규직 직원들이 모두 장애인, 노인, 다문화 가정 어머니 같은 사회 취약계층들이라는 겁니다. 빵이 맛있어서 가기도 하지만 기왕이면 좋은 소비를 했다는 만족감도 얻는다는 거죠.

요즘 10대에서 30대들까지 이렇게 사회적 활동과 이어지는 소비를 '개념 소비'라고 부르면서 SNS에서 공유하고 서로 이런 소비를 권장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보시는 사진은 최근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가 유럽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이 분이 유럽에서 이 가방을 메고 있는 모습을 이렇게 본인 SNS에 찍어 올리면서 이 가방이 최근에 품절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여기는 사회 취약계층들을 고용해서 폐타이어에서 나오는 부자재들로 가방을 만드는 기업의 제품인데, 이게 그런 뜻이 있는 소비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그냥 연예인이 맸다. 이런 것보다 젊은 층에서 더 상승효과가 있었던 겁니다.

<앵커>

유명한 사람이 메주니까 홍보 효과도 확실히 있네요. 소비를 하면 그만큼 또 금액으로 그 회사가 기부를 하는 그런 곳들도 늘고 있죠?

<기자>

네, 여기서도 한번 말씀드렸던 기업인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만드신 압화 제품을 모티브로 패션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있습니다.

여기는 영업이익의 50%를 위안부와 학대 피해아동 단체에 기부하면서 지금까지 얼마를 어디에 기부했나 판매 사이트를 통해서 계속 소비자들에게 보고를 합니다.

지금까지 8억 원 넘게 기부가 된 걸 보실 수 있고요. 자연스럽게 영업이익도 소비자들에게 보고를 하는 거죠.

또 시리얼 한 통을 사면 기업이 한 통을 기부하거나 내가 이불 한 채를 사면 그 기업이 한 채를 기부하거나 이런 식의 캠페인들이 요즘 다양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이긴 한데 이런 형태는 기업들이 주도를 하고 거기에 개인들은 간접적이고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형태긴 합니다.

이런 형태의 소비도 계속 확장이 돼서 그 기업들의 사회 공헌을 좀 더 촉진시키면서 앞서 말씀드렸던 전통적인 방식의 기부도 좀 더 믿고 할 수 있는 통로들이 더 다양하게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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