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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지진으로 아수라장 된 포항… 두려움에 떨고있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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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포항 지진' 대피소 찾은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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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대피한 포항 주민들 '라면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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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5.4 지진으로 대피한 포항 주민들


【포항=뉴시스】박준 민경석 기자 = "지진이 또 발생하면 어떡하죠? 너무 무서워요."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일대는 15일 오후 2시29분께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지진으로 주택 지붕은 부서지고 벽에는 온통 금이 갔다. 집 전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곧 무너질 듯 위태로운 모습도 곳곳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10시께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 실내체육관은 말 그대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지진 발생 직후부터 지자체의 재난대피 안내방송과 텔레비전 안내방송을 본 지진피해 주민 1000여명이 체육관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체육관 곳곳은 "방금 왔는데 모포 좀 주세요", "저녁을 못 먹었어요" 등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피해복구를 걱정하며 울먹이는 주민들도 있었다.

"모포 등 구호 물품을 더 달라"고 요청하는 주민과 "정해진 양이 있어 추가지급은 어렵다"는 공무원 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주민은 "우리는 네 명인데 왜 모포를 두 장 밖에 주지 않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자그마한 소리에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흥해읍에 거주하는주민 김미자(54·여)씨는 "지난해 경주 지진 때에도 놀란 마음에 약을 사다 먹을 정도였다"면서 "또 지진이 나니 두려운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체육관 바닥에는 올라오는 한기를 조금이나마 막기 위해 단열재가 깔렸다. 주민들은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 두꺼운 점퍼를 입고 담요를 덮은 채 누웠다.

지진으로 수능시험이 1주일 연기됐지만 책을 들여다보는 수험생과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게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는 어린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체육관 앞 주차장에서는 지진 피해 주민들을 위한 물과 컵라면 등의 구호품이 쌓였다.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이어졌다.

자원봉사자 김연희(57·여)씨는 "이 곳에서 밤새 봉사활동을 할 생각"이라며 "우리집은 피해가 적었지만 이웃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니 양팔을 걷고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돌아갈 집의 안전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흥해읍 한아파트에 사는 송도길(70)씨는 "이번 지진으로 또 가슴이 철렁했다"면서 "아파트로 돌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살 수 있는지가 중요한 만큼 안전진단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시는 예비비 2억9000만원을 편성해 읍·면·동 별로 1000만원 한도 내 구호물품을 선집행 하도록 조치했다. 해병대 1사단도 모포 500장과 야전침대 500개 등을 지원하면서 힘을 보탰다.

포항시 관계자는 "피해 주민들에게 최대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계속 주민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구호물품의 물량이 모자란 상황"이라고 말했다.

june@newsis.com
0803mk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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