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완산경찰서 소속 40대 조모 경사
귀가하려 도로 건너다 차에 치여 숨져
3남1녀 둔 가장…아내도 현직 경찰관
지난 2월 막내 태어나 안타까움 더해
동료들 "근무중이면 공상처리 될 텐데"
전북 전주시 효자동 전북지방경찰청 전경. [사진 전북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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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전주 완산경찰서 교통조사계 소속 조모(43) 경사는 전날 오후 11시30분쯤 전주시 중화산동 어은터널 사거리에서 현대자동차 완산지점 앞 백제대로를 건너다 은하아파트 사거리 쪽으로 달리던 박모(26)씨의 승용차에 치였다. 이 사고로 조 경사는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공교롭게도 사고 현장은 조 경사가 근무하는 전주 완산경찰서 관할이다. 교통사고 조사요원인 조 경사가 지난 2012년 8월부터 누벼온 일터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다. 2002년 7월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한 지 15년 만이다.
경찰 로고.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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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조 경사는 사고 당시 편도 5차선 도로에서 2차선 부근에 쓰러져 있었다. 경찰은 "한 남성(조 경사)이 횡단보도 쪽으로 가던 중 차에 부딪혔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운전자의 과실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조 경사의 사고 소식에 교통조사계 전체는 충격에 빠졌다. 소희숙 전주 완산경찰서 교통조사계장은 "조 경사는 성실하고 업무적으로도 뛰어났다. 다른 직원들과도 관계가 좋았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경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제일 큰 슬픔에 잠긴 사람은 그의 경찰 동료이자 아내인 정모(38) 경위다. 정 경위는 전주 덕진경찰서 수사과 소속으로 현재 육아 휴직 상태다. 지난 2월 막내아들이 태어나서다.
결혼한 지 14년 된 조 경사 부부는 슬하에 3남1녀를 뒀다. 장남과 차남은 각각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이고, 셋째 딸은 6살이다. 정 경위는 남편보다 넉 달 앞선 2002년 3월 순경 공채로 경찰이 됐다. 두 사람은 결혼 이후 줄곧 인천부터 전북 남원·전주까지 근무지를 함께 옮겨 다니며 아이 넷을 낳았다.
남편을 잃어 한순간에 미망인인 된 정 경위는 예수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다. 하지만 충격 때문에 대화를 나눌 경황은 없다고 한다. 정 경위의 친언니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숨진 조 경사에 대해 "아이가 네 명이나 있는데 얼마나 책임감이 컸겠나. 누구보다 착실하고 따뜻한 가장이었다"고 말했다.
숨진 조 경사가 자녀 넷을 둔 가장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경찰 내부에선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전북경찰청 소속 한 경위는 "자녀가 넷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딱하다. 근무 중에 사고를 당했으면 공상 처리라도 될 텐데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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