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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손톱만한 CPU 스티커, 알고 보면 귀하신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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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영우 기자]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는 대부분의 PC 사용자들에게 아주 친숙한 문구다. 시장에서 팔리는 태반의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 인텔 인사이드 스티커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그 의미는 물론 해당 시스템에 인텔의 프로세서(CPU)가 탑재되었다는 의미다. 인텔 프로세서 기반 브랜드 PC를 사면 대부분 이 스티커가 붙어서 출고되며, 조립 PC의 경우는 별도 판매용 프로세서 패키지 안에 스티커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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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인텔 인사이드는 인텔의 주요 마케팅 캠페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캠페인은 1990년대부터 본격화 되었다. 당시 인텔의 주력 제품은 '80386(통칭 386)', '80486(통칭 486)' 등의 프로세서였다. 하지만 숫자 형식의 브랜드명에는 독점 사용권을 주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AMD, 사이릭스 등의 경쟁사에서도 인텔과 유사한 '386', '486'의 이름을 단 프로세서를 출시할 수 있었다.

이에 인텔은 386, 486 등의 숫자 제품명이 아닌 '인텔'에 주목하라는 의미의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을 본격화했다. PC 제조사가 본체에 인텔 인사이드 문구 및 프로세서 이름이 새겨진 스티커를 붙여 제품을 출고하거나 광고에 인텔 인사이드 문구를 넣으면 마케팅 비용 일부를 보전해주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그리고 인텔은 80486 이후부터는 숫자가 아닌 '펜티엄', '코어'와 같은 독자적인 이름을 단 프로세서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스티커만 따로 구할 수도 있나요?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이 수십년 이상 지속되다 보니 PC 본체에 프로세서 스티커가 달리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졌고, 스티커 자체가 PC의 외관을 꾸미는 튜닝 요소로 취급 받기도 한다. 다만, PC를 오래 이용하다 보면 스티커가 손상되거나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몇몇 PC의 경우는 스티커가 붙지 않은 상태로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이 스티커를 따로 구하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브랜드 PC의 경우는 해당 PC 제조사의 서비스 센터, 조립 PC의 경우는 인텔 프로세서를 유통하는 PC 부품 총판에 문의하면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소정의 금액을 받고 판매하기도 한다. 다만, 원하는 스티커의 재고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아예 이런 업무를 하지 않는 PC 제조사나 총판도 있다.

스티커 한 장도 국제배송, 대인배 인텔?

그런데 그 외에 인텔에 직접 스티커를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인텔 본사에서 요청 고객에게 인텔 인사이드 스티커를 무료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커가 필요하다면 신청 페이지(https://goo.gl/Y6TE12)에 접속, 여기에 신청자의 정보를 입력하자. 입력해야 하는 항목은 이름(Name) 주소(Street Address), 도시(City), 주(State, 한국의 경우는 도), 국가(Country), 우편번호(Postal Zip Code), 전화번호(Contact Phone), 제품 형태(Product Type Selection), 요청사항(Request Reason), 이메일 주소(E-mail Address)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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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본사에 신청하는 것이니 당연히 모두 영어로 입력해야 하지만, 그다지 높은 수준의 영어 능력은 필요하지 않다. 요청사항(Request Reason) 항목에는 '내 코어 i7 4770의 스티커를 잃어버림(I lost my Core i7 4770 sticker)' 정도로 간단히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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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 파일 첨부(File Attachments) 항목에는 사용자 PC에 어떤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파일을 첨부해야 한다. 윈도우 시스템 정보(단축키: 윈도우키 + pause키)를 캡처한 이미지 파일을 첨부해도 되며, 인텔에서 직접 제공하는 시스템 판별 유틸리티(http://www.intel.com/p/en_US/support/idyp)를 통해 분석한 결과 파일을 저장해 첨부해도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신청이 정상적으로 끝나면, 신청을 접수했다는 내용 및 요청이 승인 되었다는 내용, 그리고 배송을 시작했다는 내용의 메일을 순차적으로 받을 수 있다. 배송 시작을 알리는 메일에는 배송정보(배송사, 운송장 번호 등)도 적혀 있으니 배송 추적도 가능하다.

DHL 봉투 속, 덩그러니 스티커 한 장

필자도 직접 이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국제 배송이지만 전달이 생각보다 빠른 편인데, 11월 9일에 신청한 후, 불과 4일 만인 11월 13일에 스티커를 받을 수 있었다. 스티커 배송은 중국 쑤저우에서 서울까지 DHL을 통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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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2017년 0.5kg 이하의 서류 기준으로 한국과 중국 사이의 DHL 배송료는 31,200원이다. 아톰이나 셀러론 같은 보급형 프로세서의 경우는 프로세서 자체의 가격이 DHL 배송료와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프로세서 자체도 아니고 손톱만한 스티커 한 장을 배송해주기 위해 이런 비용을 쓰는 인텔이 대단해 보일 정도다.

한편, 인텔코리아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박민진 이사는 IT동아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인텔이 일부 기업과 전문가들만의 영역을 벗어나, 대중 친화적인 기업이 된 건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의 역할이 컸다"며, "인텔 브랜드를 사랑해주는 소비자들이 인텔 인사이드의 상징인 스티커를 원한다면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그 요청에 응하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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