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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단독]공정위, CJ헬로-하나방송 인수 조건부 승인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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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CJ헬로에 심사보고서 발송

내달 20일께 전원회의서 최종 확정

가격인상·위탁영업 제한 조건부여

CJ헬로 덩치키우기 숨통 트일 듯

이데일리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헬로비전 (사명변경: CJ헬로)의 경남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하나방송’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한다.

지난해 IPTV업체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037560)의 메가톤급 합병이 부결되면서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공정위는 가격인상 제한 등 조건을 부여해 인수를 승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CJ헬로 입장에서는 다시 덩치를 키워 IPTV업계와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숨통이 트인 셈이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유료방송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CJ헬로비전의 하나방송 주식취득에 관해 조건부 승인 결론을 내리고 이달초께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공정위 사무처의 의견으로, 공정위는 CJ헬로의 이의제기를 받은 후 내달 20일께 위원 9명이 심의하는 전원회의에 상정해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CJ헬로는 지난해 12월 하나방송 주식을 100% 취득(225억원)하는 계약을 맺고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하나방송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 IPTV와 위성방송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에서다.

하나방송은 경상남도 창원시(마산합포구, 회원구) 통영시, 거제시, 고성군에서 CJ헬로와 과점시장을 형성하며 디지털케이블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인터넷 전화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유료방송사업자다. 이 지역에서 IPTV와 위성방송을 포함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2015년 6월 기준)은 CJ헬로는 48.6%, 하나방송은 16.8%로, 양사가 합쳐지면 65.4% 점유율을 차지한다. KT(030200)·KT스카이라이프(053210)의 점유율은 25.0%, SK브로드밴드는 6.7%, LG유플러스(032640)는 2.8%에 그친다.

이데일리

공정위는 CJ헬로와 하나방송 간 인수가 이뤄질 경우 시장 경쟁이 제한돼 소비자 후생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의 합병을 부결시켰을 때처럼 시장획정을 전국구가 아닌 지역에 한정했다. 전국으로 시장을 획정하면 KT가 1위 사업자이지만, 이 지역에 한정하면 CJ헬로-하나방송이 시장지배적사업자가 된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 합병건이 23개 방송 구역 중 21개 구역에서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었던 반면, 이번 인수는 한 지역에 불과한 만큼 일부 조건을 부과하면서 승인을 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가 CJ헬로에 부과한 조건은 인수 이후 2년간 △위탁영업 금지 △물가상승률 이상 가격인상 금지 △채널수 변경 금지 △저가상품 폐지 금지 등이다. 위탁영업금지는 하나방송과 CJ헬로 상품을 양사에서 각각 따로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인수는 승인하되 향후 합병은 허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나머지 조건은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으로 부과했다.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다소 아쉽지만, 최소한 유료방송 인수 합병(M&A)을 다시 이어나갈 수 있는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IPTV와 전국시장에서 경쟁하는데 이번에도 지역시장에 한정해서 평가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면서도 “조건부 승인이 나면서 최소한 인수시도를 다시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합병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보고서는 발송됐지만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 “향후 전원회의 과정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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