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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미리보기] 우리 삶과 닮아 웃픈 공간...‘7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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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현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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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호실’의 한 장면.

찰리 채플린은 인생에 대해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말했다. 미소가 예쁜 사람이 남들이 모를 엄청난 아픔을 숨기고 있을지 모른다. 행운의 숫자로 알려진 ‘7’이지만 이것을 불행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터다. 영화 ‘7호실’은 비극과 희극이 공존하는 우리의 인생에 대해 말한다.

‘7호실’은 서울의 망해가는 DVD방 7호실에 각자 생존이 걸린 비밀을 감추게 된 사장 두식(신하균)과 알바생 태정(도경수)의 이야기를 그린 열혈 생존극이다.

DVD방 처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두식은 계약을 앞두고 위기를 맞는다. 이를 숨기기 위해 자신의 비밀을 7호실에 숨긴다. 알바생 태정은 밀린 알바비도 받지 못한 채 학자금 부채에 시달린다. 그러던 중 돈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듣게 되고 자신의 비밀을 7호실에 숨긴다. 문을 잠궈야 하는 두식과 반대로 문을 열어야 사는 태정의 상반된 상황은 극적 재미를 유발한다.

살벌한 이유로 얽히고설킨 사이지만 두식과 태정의 티격태격 케미는 유쾌하다. 특히 서로에게서 자신이 원하는 걸 빼앗으려 DVD방 안에서 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관전 포인트인 동시에 영화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손에 잡히는 걸 무작정 집어던지고 등에 올라타 발악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멋있지 않아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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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과 알바생, 갑(甲)과 을(乙). 너무 다른 듯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처절한 인생을 살아내고 있다는 점에선 닮아있다. 의도와 다르게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두 사람의 모습에 어느 순간 응원의 목소리를 내게 된다.

두 인물을 연기한 신하균과 도경수의 연기 호흡은 영화의 분위기를 살린다. 신하균은 특유의 맛깔나고 찌질한 연기를 재미있게 풀어내 장면마다 웃음을 유발한다. 반대로 어두운 분위기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도경수는 이 역시 제 옷인 양 잘 소화해내 균형을 맞춘다.

간단명료한 전개지만 ‘7호실’이 마냥 웃기지만은 않은 것은 우리의 삶과 닮아서다. 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을의 삶을 사는 두식과,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갑이 될 수 없는 태정의 모습은 웃프다(웃기고 슬프다). 착하지는 않은, 그렇다고 나쁘다고 마냥 비난할 수도 없는 두 사람의 태도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다양한 장애물에 부딪히고 의도와 달리 예민해지는 우리의 삶을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극이 담아낸 의미를 생각하면 무거울 수 있지만, 이를 신선하고 재미있게 그려낸 건 ‘7호실’의 매력 포인트다. 지극히 현실적인 두 주인공이지만 그들을 둘러싼 상황들은 만화처럼 표현됐다. 두 사람을 찾아오는 형사(전석호)는 탐정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말과 행동이 과장됐고 DVD방을 보기 위해 찾아온 땅부자(김지영) 역시 과한 비주얼이라 웃음을 유발한다.

현실의 단면을 7호실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재미있게 담아냈다. 오늘(15일) 개봉. 15세 관람가.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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