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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들 데이트비용 주세요"…너도나도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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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하소연 등에 중요 이슈 묻힐까 우려…"국민들 자정 노력 필요"]

머니투데이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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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준비생의 경우 스펙을 쌓으려면 기본적으로 돈이 필요하다. 필요한걸 다 사기엔 부담이다. 노트북 정도는 정부에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학자금 대출 등을 스스로 갚아야 하는 청년들은 시간과 돈이 없어 데이트를 못하는 상황이다. 기본소득 개념으로 데이트 비용을 지급해준다면 어느정도 부담이 덜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청원이 쏟아지고 있다.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중복된 내용이 많은 데다 공익 보다는 사익과 관련된 청원도 상당수다. 일부는 실명을 거론하며 특정인을 원색적으로 비방하기도 해 국민들의 자정 노력과 함께 청원방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8월 개설 이후 이날 오전 10시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은 4만2403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청원이 300~400건에 달하는 것. 청와대는 30일간 20만명 이상이 동의한 국민청원에 대해선 각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보좌관 등 책임 있는 당국자가 공식 답변을 내놓고 있다.

실제 최초로 참여자가 20만명을 넘은 소년법 개정 청원에 대해선 지난 9월25일 '친절한 청와대-소년법 개정 청원 대담'을 통해 답변을 내놨다. 현재 청와대는 참여자가 20만명을 넘은 낙태죄 폐지 문제에 대해 공식답변을 준비 중이다.

지난 9월6일 게시된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의 경우 참여자가 48만명을 웃돌지만 공식답변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자가 20만명을 넘었지만 '30일 내'라는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서다.

하지만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상식을 벗어난 청원 등이 제기돼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여성징병제 주장에 반대해 '남성도 의무적으로 인공 자궁을 이식 받을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청원도 나왔다.

이에 한 청원자는 '남성에게 인공자궁을 이식하려면 여성도 남성처럼 몸 외부에 고환과 성기를 이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을 비꼬듯 또다른 청원자는 '내일 우리집 집반찬'이라는 제목으로 "별것이 다 올라와서 저도 올려보는데 이런거 해도 되겠지"라는 글을 남겼다.

특정인의 실명을 공개하고, 그가 성상납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는 청원이 있는가 하며 신축 중인 이웃집 보일러 연통이 안방 창호와 근접해 피해를 본다는 글도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개인적 하소연이나 무분별한 비방글이 늘면서 게시판 관리와 함께 국민들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적대적 감정으로 여론몰이에 동원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국민청원 게시판이 당초 취지대로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직장인 김모씨(35)는 "국민청원 게시판이 어느샌가 동네 민원을 올리는 '국민 신문고'나 '다음 아고라' 확장판으로 변질됐다"며 "아무말 대잔치가 벌어지고, 중요한 이슈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의 '국민참여마당' 설계와 운영에 참여한 민경배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유력 공론장으로 인식돼 여론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어울리지 않는 내용의 청원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다양한 공론장으로 의견이 분산돼야 하는데 공론장이 독점돼 아쉽다"고 말했다.

신현우 기자 hwsh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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