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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 고향은 공사 중… 갈 곳 없는 연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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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여건 안 되는 경북 동해안 모천들 / 교량공사·보설치 등 각종 개발 탓 / 포획 가능 하천 4년 새 3곳 줄어 / 2017년 유일한 포획장 왕피천서도 / 회귀율 저조… 종합 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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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동해안의 연어 모천(母川)회귀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연어 자원 육성을 위해 매년 대량으로 연어 치어(새끼 고기) 방류사업을 벌이지만 연어가 올라오는 하천에서 각종 공사가 진행되거나 환경이 파괴돼 연어의 회귀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경북도와 시군에 따르면 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말까지 51일간 울진 왕피천에 포획장을 설치하고 회귀하는 연어를 포획하고 있다. 민물고기연구센터는 올해 왕피천에서 어미 연어 1200여 마리를 잡아 치어 130만 마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날까지 861마리를 포획하는 데 그쳤다. 연어를 포획할 수 있는 장소가 줄어든 것이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경북 동해안 4개 하천에 연어 포획장을 설치하고 돌아오는 연어를 잡아 치어를 생산해 이듬해 봄에 방류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2014년에는 영덕 송천에 포획장을 설치하지 않았다. 2015년에는 울진 남대천에도 포획장을 만들지 않았고, 울진 왕피천과 평해 남대천 등 2곳에만 포획장을 만들어 연어를 포획했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평해 남대천에도 포획장을 설치할 수 없어 결국 왕피천 한 곳에만 포획장을 조성해 연어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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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 직원이 울진 왕피천에서 연어를 포획하고 있다. 경북 민물고기연구센터 제공


포획장을 만들 수 없는 하천은 각종 공사가 진행되거나 연어가 회귀할 수 없을 정도로 주변 환경이 망가진 상태다. 울진 남대천의 경우 각종 개발 등으로 상류에서 흘러 내려오는 수량이 적어 갈수기 때마다 하천 바닥이 드러난다. 하천에 흐르는 물이 적어 연어 회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산란장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다.

왕피천과 함께 한때 연어 모천회귀의 주요 장소로 주목을 받았던 평해 남대천은 하천의 교량 공사 등으로 포획장을 설치할 수 없다. 경북도가 노후 교량을 보강하고 강폭을 넓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영덕 오십천도 연어가 회귀하는 강구항에 선박의 입출항이 잦아 연어 회귀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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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왕피천과 함께 한때 연어 모천회귀의 주요 장소로 주목 받았던 평해 남대천이 교량 공사 등으로 연어 포획장을 설치할 수 없게 됐다. 울진=장영태 기자


영덕 송천은 가뭄에 대비한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하천교량 앞을 깊게 파고 돌로 보를 설치하면서 수심이 깊어 연어 포획이 불가능해졌다. 여기에다 바다와 인접한 곳은 펄로 변해 흙탕물에서 연어 포획작업을 수행할 수 없는 하천이 됐다.

포항 형산강 하류는 수심이 깊고 상류는 상수원 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연어 포획장을 만들 수 없는 실정이다.

민물고기연구센터 관계자는 “연어가 회귀하는 경북 동해안 지역 하천의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회귀량을 늘리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포항·울진=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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