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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Health] 건강검진 정상이라고?…결과표 `숨은 수치` 까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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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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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성인은 누구나 건강검진을 받는다. 직장인은 직종에 따라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마다 한 번씩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고, 만 40세와 만 66세가 되는 국민은 누구나 두 번의 생애전환기에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을 5대 암으로 지정해 일정 연령 이상인 경우 각 암과 관련된 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성인뿐만 아니라 신생아와 영유아도 국가에서 검진을 지원하고 있다.

정주영 강북삼성병원 서울종합건진센터 교수는 "건강검진은 안전벨트와 같이 사고가 났을 때 안전벨트가 생명을 지켜주듯이 건강검진은 질병에 걸렸을 때 빠르게 발견해 치료할 수 있게 한다"면서 "건강검진을 대충 형식적으로 하지 말고 문진표부터 꼼꼼히 작성하고 검사 이후 결과지까지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문진표부터 작성 잘해야

건강검진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암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건진은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할까? 일단 특별한 가족력이 없는 무증상 20·30대 수진자는 적어도 2년마다 받는 게 좋다. 40세 이상은 국가에서 2년마다 무료로 제공하는 암검진이 있지만 이 시기부터 질병의 유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1년마다 종합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정 가족력이 있다면 가족력에 맞게 정밀검사 선택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갑상선암을 앓으신 적이 있는데 갑상선 초음파를 한 번도 시행한 적이 없다면 검진 항목에 해당 검사를 포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질병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에도 관련 검사를 포함시킬 수 있다. 흡연자의 경우 폐와 관련된 검사를 시행하는 게 좋고,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좀 더 면밀히 추적 관찰해야 한다. 대사증후군에 속하거나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의 질환이 있다면 심혈관계질환과 관련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검진 전에는 문진표 작성을 꼼꼼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문진표는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판정 의사가 추적 검사 및 진료 여부를 권유할 때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 검진을 받기 일주일 전에는 과도한 활동이나 음주 등을 삼가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그리고 검진 결과지가 '정상' 소견이더라도 증상이 있으면 해당 진료를 받도록 한다. 건강검진으로 모든 질환을 100% 확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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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성별·질병 위험도에 항목 선택

건강검진은 청·장년층 이상에서만 시행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출생과 함께 시작된다. 신생아 검진은 출산 전에 알지 못하는 선천성 대사이상증후군, 난청과 같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청소년기에는 신체 계측을 통해 성장 발달을 확인하고 시력, 청력, 구강검사와 함께 소변, 혈액검사, 흉부 X선 등을 실시한다. 예비 부부는 기본 검진과 함께 여성은 산전 진찰을 포함한 부인과적 검진을, 남성은 비뇨기과적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검진을 통해 A형·B형 간염, 파상풍, 수두, 풍진 등에 대한 예방접종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생활습관병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40·50대는 심뇌혈관질환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심장초음파, 관상동맥 칼슘 CT(컴퓨터단층촬영), 운동부하검사, 동맥경직도 검사를 비롯해 뇌CT를 찍어보는 게 좋다. 60대 이후는 만성질환 관리뿐만 아니라 인지기능 장애(치매), 우울 정도(마음건강 검진), 평형 능력 및 근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사하는 게 필요하다. 또한 암검진은 일정 연령 이상이 되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암 검진은 소화기암(위암, 대장암, 식도암, 간암, 췌장암,담낭암(쓸개암), 담도암 등), 폐암, 부인암(자궁경부암, 난소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그 밖에 녹내장과 시신경유두검사, 골다공증과 골밀도검사, 수면장애와 수면다원검사 등이 있다.

건강검진 결과지 제대로 보는 법

검진 결과지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내용은 '종합 소견'이다. '정상A'는 건강상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사람, '정상B'는 정상과 질환의 경계에 있다는 뜻으로 식생활과 운동습관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한 사람, '2차 검진'은 고혈압 또는 당뇨병이 의심되어 재평가가 필요한 사람, '질환의심'은 진료를 통해 재평가 또는 치료가 필요한 사람, '유질환자'는 건강상 문제로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에게 내리는 판정이다. 혈압검사 결과를 볼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고혈압 전 단계를 경시해서는 곤란하다. 수축기 혈압이 20㎜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Hg 증가할 때마다 심장질환과 뇌졸중(중풍) 위험이 2배씩 증가한다.

빈혈 여부를 알 수 있는 혈색소 검사도 중요하다. 빈혈은 피로라는 형태로 더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피로, 무력감, 운동 시 호흡 곤란 등 증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당뇨 전 단계 판정은 10년 내에 당뇨로 진행할 위험이 50%이며,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다. 흔히 고지혈증이라고 알려져 있는 이상지질혈증은 핏속에 기름이 많아져 동맥경화가 촉진되고 각종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고 이해하면 된다.

건강검진은 '정상' 판정이 나왔다고 해서 지나치게 건강에 자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건강검진은 완벽하지 않다. 반대로 검사 결과가 정상 범위를 약간 벗어났다고 해서 과도하게 걱정하는 것도 문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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