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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원장 3명 안보실장 2명 전원 구속 추진, 지금 혁명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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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가 안보 책임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검찰에 불려가고 있다. 어제 새벽에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긴급 체포됐다. 앞서 조사를 받았던 남재준·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지시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 등이다. 이병기 전 원장도 곧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전원이 교도소에 갈 상황이다. 다른 혐의로 수감 중인 이명박 정부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까지 포함하면 4명이다.

지난 주말에는 전 정부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전전 정부에서 국방장관으로 재직할 때 국군 사이버사령부 인터넷 댓글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다. 같은 건으로 전전 정부 청와대의 김태효 대외전략기획관(비서관)이 출국 금지된 사실이 어제 알려졌다. 김장수 전 안보실장은 박근혜 청와대의 세월호 보고 시점 조작 의혹으로 이미 출국 금지됐다고 한다. 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브리핑을 하며 제기했던 그 의혹이다.

이들은 지난 9년간 대한민국 안보를 최일선에서 책임졌던 사람이다. 이들이 모조리 감옥에 가는 것은 혁명 상황이 아니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금 이들의 혐의가 혁명 상황을 방불케 할 만큼 중대한가. 김관진 전 실장이 구속된 것은 결국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이 4년간 달았던 78만 개 댓글 중 8600개 때문이다. 제주 해군기지와 한·미 FTA 반대 세력을 종북으로 규정하고 대응한 댓글도 문제가 됐다. 하루 수천만 건이 넘을 인터넷 댓글의 홍수 속에서 하루 평균 10건도 안 되는 댓글들이 무슨 여론 조작 기능을 했는지 알 수 없다.

3명의 국정원장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전달한 혐의다. 우리 정치 구조에서 대통령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국정원장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지금 여당의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그렇다고 못 할 것이다. 그런 지시를 했던 대통령은 이미 다른 혐의로 감옥에 가 있다. 큰 위법이든 작은 위법이든 위법은 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한 행위도 위법이면 위법이다. 그러나 이 정도 혐의를 갖고 국정원장들과 안보실장들을 싹쓸이하듯이 감옥에 넣겠다고 하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 이것은 법 집행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김관진 전 실장이 포승줄에 묶여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각각 합참의장, 국방장관, 안보실장을 지낸 그는 북한 김씨 왕조가 가장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대한민국 군인이다. 김정은은 그의 구속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지난 13일 중국 국영 CCTV가 포승줄에 묶인 김 전 실장의 사진을 배경으로 '사드 배치의 주역이 구속됐다'고 보도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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