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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아이돌의 ‘앵무새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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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감사…” “보답…” “열심히…”….

일문일답 아닌 백문일답. 요즘 아이돌그룹의 신작 발표 회견장에 가면 드는 생각이다.

일정부터 아름답다. 회견은 대개 오후 2시쯤 이뤄진다. 음원 공개 시점은 그로부터 4시간 뒤다. 기자들은 새 음악을 거의 들어보지 않은 상태로 멤버들과 이야기한다.

그래서 문답은 단조롭다. 13일 한 간담회에선 심지어 신곡 뮤직비디오 시사보다 문답 순서가 앞섰다.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올랐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재미난 에피소드 있으면 부탁드려요.” “해외 활동도 했는데 현장에서 느낀 점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멤버들이 신작의 콘셉트를 추상적으로 짧게 설명한 것을 빼면, 위 질문들에 대한 답은 대체로 이렇게 수렴했다. “국민 프로듀서님들의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고자 늘 좋은 모습을 선보이려 합니다.” 간담회는 엉켜버린 카세트테이프처럼 15분간 겉돌았다.

이런 간담회가 끝나면 수많은 인터넷 기사가 앞다퉈 포털을 장식한다. 잠시 후 발매된 음원은 그 ‘카펫’을 유유히 밟고 차트 위를 행진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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