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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 인하 직격탄… 알뜰폰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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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 홈플러스가 이달 말로 알뜰폰 사업을 종료하겠다고 밝히면서, 알뜰폰 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011년 도입 이후 40여 개 군소 업체가 난립한 상황에서 정부 주도의 통신요금 인하 후폭풍까지 겹쳐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알뜰폰은 현재 7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끌어모았지만 누적 적자가 무려 3200억원대에 달한다.

최근에는 알뜰폰과 대형 통신 업체의 요금 격차가 좁혀지면서 알뜰폰에서 통신 3사로 되돌아가는 고객 이탈도 심화되고 있다. 알뜰 휴대전화는 대형 이통사의 통신망(網)을 도매로 빌려 고객에게 기존 통신 업체 대비 30%가량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출범했지만 가격 메리트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한국 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알뜰폰이 통신 3사에 내는 통신망 사용료 인하 폭도 당초 기대에 못 미쳤다"며 "내년에도 각종 요금 인하 정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알뜰폰 업체들이 통신 3사보다 눈에 띄게 싼 요금제를 내놓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악화에 홈플러스 철수

홈플러스는 지난 2013년 KT와 LG유플러스 통신망을 빌려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전국 140여 개 마트에 알뜰폰 판매점을 속속 도입하면서 2014년 한때 가입자 2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 환경 악화로 지난해 6월부터 가입자를 받지 않고 사업 철수 수순을 밟았다. 그런 과정에서 통신요금 인하 정책이 잇따라 도입되자, 사업 철수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달 말 서비스를 종료한 뒤 현재 4000여 명의 가입자들은 다른 알뜰폰 업체로 옮겨 가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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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알뜰폰 업체의 경영난이 갈수록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1분기에는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겨간 고객이 2만명 이상이었지만, 지난 7월에는 알뜰폰 업체들이 통신 3사에 가입자를 뺏기는 역전(逆轉) 현상이 나타났다. 이후 8월 반짝 회복세를 보였지만 9·10월 잇따라 가입자를 통신 3사에 빼앗겼다. 통신 3사가 통신요금 인하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인 고객 유치에 나서자 알뜰폰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업계 누적 적자 3263억원… 내년에는 적자 폭 더 커질 듯

현재로서는 극적인 계기가 생기지 않는 한 알뜰폰 업체들이 쉽게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우선 지난 2012부터 작년까지 알뜰폰 업계 전체의 누적 적자가 3263억원에 달한다. 군소 업체들이 40곳 넘게 난립한 데다 통신 3사도 알뜰폰을 견제하기 위해 저가 요금제를 일부 내놓으면서 알뜰폰 업체들의 출혈이 심했기 때문이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를 추진한 정부가 알뜰폰 업계에는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주겠다고 했지만, 지난 8일 정부가 발표한 통신망 사용료 인하 폭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특히 고가 요금제는 인하 폭이 1~3%포인트 안팎에 불과해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못 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국정기획자문회는 알뜰폰 업체들이 통신 3사 통신망을 빌려서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망사용료를 10%포인트 인하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 평균 7.2%포인트 인하에 그쳤다.

알뜰폰 업체들은 정부 계획대로 내년 통신 3사의 월 2만원대 '보편 요금제' 도입이 현실화되면 버틸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중소 알뜰폰 업체의 대표는 "보편 요금제가 도입되면 가입자 10만명 아래의 중소형 알뜰폰 업체는 고사 직전에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문 기자(rickym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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