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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림대성심병원, 환자 알선 요구하는 '소개환자 마일리지' 제도 운영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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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행사에서 소속 병원 간호사들에게 선정적 춤을 강요하는 등 소위 ‘갑질’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측이 간호사를 포함한 전 교직원을 상대로 신규환자를 알선하는 ‘소개환자 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병원 측은 경향신문 보도가 나간 후 이날 해당 제도를 폐지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직원 1인당 신환(신규환자) 1명 모셔오기 캠페인’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보면 소개환자 마일리지 제도는 지난 9월13일에 시작해 오는 12월31일까지 4개월 동안 시행한다. 시행 대상은 미화·환경·용역직원을 제외한 전 교직원이다.

병원 측은 소개환자의 유형에 따라 마일리지를 차등 지급했다. 신규 환자는 30점, 최초 입원 환자는 40점, 재입원 환자는 20점, 종합검진 환자는 30점이다. 신규 환자 마일리지는 수납과, 입원 환자 마일리지는 원무팀, 종합검진 환자 마일리지는 종합건강증진센터에 등록하도록 했다.

마일리지를 많이 얻은 직원과 부서에는 포상도 지급됐다. 개인포상의 경우 마일리지를 400점 이상 누적한 상위 6명에게 ‘제주도 한마음캠프’, 부서포상의 경우 마일리지 누적 점수가 600점 이상인 부서에 문화상품권이 주어졌다. 400점은 마일리지가 가장 많이 누적되는 최초 입원 환자를 10명, 600점은 최초 입원 환자 15명을 소개해야 얻을 수 있는 점수다.

제주도 한마음캠프는 한림대병원이 지난해 6월부터 실시했다. 한림대의료원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한마음캠프에 대해 “차수별 6명씩 진행되는 캠프의 가장 큰 특징은 제주도라는 종합관광휴양지에서 참가자들이 자율적으로 일정을 수립하고 진행한다는 점. 2박3일간 진행되는 캠프 기간 동안에는 한라산을 배경으로 하는 멋진 휴양소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최신 차량이 제공되며, 자율 일정 수행 시 필요한 경비 전액도 지원된다”고 설명했다.

한 간호사는 “병원은 신규환자를 데려오도록 하는 직원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면서 간호사들에게 주변 지인까지 데려오도록 했다”면서 “일부 성심병원의 경우엔 수간호사와 차지간호사(주임간호사)가 병원 근처 아파트나 상가를 돌면서 신규환자를 모집하는 전단지 배부도 했고, 물론 수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직장갑질 119 보고서’에는 마일리지 제도와 관련 ‘어느 부서가 몇 명의 환자를 유치했는지 병원 내 전자시스템 ‘리포맥스’에 공지가 됐고, 성과가 부진한 부서에 대해 행정부원장이 신규환자 유치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직원에게 환자 유치가 강요됐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러한 환자 알선 마일리지 제도는 위법 소지 논란도 있다. 현행 의료법상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허위·과장 의료광고는 금지돼 있다.

의료소송 전문인 신현호 변호사는 “환자를 소개하고 마일리지를 받는 제도는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한 현행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다만 형법상 사회 상규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가 있어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는 법원의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2014년 보건복지부는 검진센터 직원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한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에 시정명령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나영명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환자 알선 요구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간호사와 의료인들에게 업무 외 스트레스를 줄 뿐만 아니라 이들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준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직원 동기부여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 해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마일리지 제도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동기 부여 차원이라 위법 여지가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며 “일회성 이벤트로 진행한 것으로 경향신문 보도 이후인 15일 오전 해당 제도를 폐지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간호사들이 병원 인근에서 전단지 배부를 한 건 사실이지만 강요는 없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시정 조치를 잘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진·김지혜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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