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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하차 때 몸 만져" 장애인 콜택시, 여성장애인 성범죄에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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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 보는 택시기사도… 장애인단체 "불이익에 신고도 못해"

경남CBS 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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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남CBS 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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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장애인들이 장애인이나 노인, 임산부 등이 이용하는 교통약자 콜택시를 모는 택시기사들에 의한 성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여성장애인들은 택시 이용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신고조차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창원에 사는 20대 여성장애인 A 씨. A 씨는 뇌병변 장애로 중증장애 2급 판정을 받아 김해에 있는 회사까지 출퇴근을 교통약자 콜택시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택시 승하차 과정에서 60대 택시기사가 혼자 타고 내리기가 어려운 A 씨를 부축을 하는 척하며 가슴과 엉덩이를 수시로 만졌다.

그런가 하면, A 씨에게 생리 기간인지를 묻기도 하면서 수치심과 모욕감을 줬다.

또 다른 택시기사는 "나랑 사귀자"며 성희롱을 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회사를 다니기 위해서는 교통약자 콜택시를 이용해야만 하기 때문에 택시 이용에 불이익을 받을까봐 어쩔 수 없이 신고는 엄두도 못 냈다.

2014년부터 지난 4월 초까지 이렇게 3년을 버틴 A 씨는 회사를 그만두게 되자, 지난 9월 두 명의 기사를 형사고발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차일피일 늦어졌고, 그동안 해당 기사는 버젓이 운행을 계속 했다.

이 때문에 A 씨는 택시를 이용하고 싶어도 가해 택시기사를 만날까봐 두려워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어야 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이처럼 여성장애인을 상대로 한 콜택시 기사들의 성폭력 피해가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다며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경남 창원장애인인권센터, 김해장애인인권센터 등 9개 단체는 14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교통약자 콜택시 성폭력 근절조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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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남CBS 이상현 기자)


창원장애인인권센터 황현녀 소장은 "저상버스도입률이 30%에 그치는 등 여성 중증장애인은 이동에 대한 선택권이 제한된 사회적 환경 때문에 대부분 콜택시를 이용해야 이동이 가능하고 피해 사실이 있어도 이용에 불이익 등으로 성폭력 피해 신고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콜택시 기사는 이용자를 기다리는 동안 야동을 보다가 이용자가 차량에 탑승했는데도 계속해서 야동을 보며 수치심을 줬다는 추가 피해 사례도 공개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특히, 성폭력 범죄가 밀폐된 차량 안에서 발생하지만,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수집하기가 어렵고,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지만 저장을 하지 않아 남아 있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내가 왜 멀쩡한 사람을 놔두고 장애인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냐"는 말을 듣는 등 2차 피해가 생기기도 한다.

장애인단체들은 "성추행이나 성희롱 피해를 업체에 신고해도 성폭력피해 지원 대책이나 매뉴얼이 없어 피해자들의 2차, 3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콜택시 위탁업체는 장애인 단체에서 문제제기를 하자, 그제서야 배차금지를 시켰다.

업체 사장은 "해당 기사들은 혐의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경찰 조사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해당 경찰서는 피해신고를 접수한 후 경남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에 관련 사건을 이첩했다.

김해시도 센터 측의 계속된 항의와 경찰 조사가 이뤄지자 뒤늦게 '성희롱 대처 매뉴얼'을 만드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한편, 김해시에는 2009년 교통약자 콜택시를 운영하기 시작해 현재 모두 50대의 교통약자 콜택시가 24시간 운행중이며 기사는 50명이 배치돼 있다. 콜택시는 하루에 대당 5명의 장애인이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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