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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독재 VS 구국의 영웅’…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식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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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14일 경북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일대에서 열렸다.

생가 인근에서는 시민단체들이 기념사업을 반대하는 집회도 열렸으나 대치하던 친박 단체와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기념식은 오전 9시30분부터 ‘숭모제’ ‘박정희 역사자료관 기공식’ ‘100돌 기념식’ ‘대한민국 정수대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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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행사장 주변은 친박과 시민단체들이 대치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구미참여연대·구미YMCA 등 6개 단체 소속 20여 명은 박정희 역사자료관 건립 반대를 주장하며 오전 10시부터 생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시도했다. 하지만 군복을 걸치고 태극기를 몸에 두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친박단체 관계자들이 방송차 2대와 함께 접근해 1시간 가량 대치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파열음이 났다. 경찰은 5개 중대 400여 명을 동원, 두 집단 사이를 막아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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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등은 ‘인권유린 민주주의 말살, 박정희는 기념의 대상이 아니다’ ‘#남유진이 적폐다. 실업률 전국 최고, 서민은 지옥인데, 박정희 박정희 박정희’ ‘친일 박정희, 독재 박정희, 우상화 중단하라’ ‘박정희예산 1300억. 시민보다는 박정희가 더 중하죠?’ 등의 손팻말을 들고 30분가량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친일 행적과 인권, 민주주의를 유린한 박정희는 결코 기념해야 할 대상이 아니며, 오히려 그는 철저히 비판받아야 하고 반성과 성찰의 대상”이라면서 “그러한 박정희를 기념하기 위해 시민들의 세금을 낭비하는 일에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촛불의 힘으로 새롭게 세운 민주주의를 향한 여정 속에 박정희 유물 전시관은 뿌리뽑아야 할 구태이며, 시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시정농단의 상징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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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회원 등은 즉석 ‘대응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태극기·성조기·새마을기 등을 들고는 차량을 통해 새마을노래 등을 틀면서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사자 명예훼손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고 있다” “위대한 박정희 각하의 탄생 100주년인데…물러나라 빨갱이들아” 등이라고 외쳤다.

이날 부인과 함께 행사장에 참석한 60대 남성은 “누가 뭐래도 박 전 대통령은 가난을 뿌리뽑고 경제발전의 기틀을 다진 구국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오는 2019년 완공 예정인 박정희 역사자료관은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으로 추진 중인 생가주변 공원화 사업 부지(7만7021㎡) 내에 4359㎡(연면적·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구미시 선산출장소에 보관 중인 박 전 대통령 관련 유물 5670점과 취임기념 지하철 승차권, 기념책자, 우표 등 기증받은 물품 41점을 전시하게 된다.

사업에는 200억 원(국비 80억 원·경북도 15억 원·구미시 10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현재 국비 50억 원, 도비 9억5000만 원, 시비 50여억 원이 확보된 상태라고 구미시는 밝혔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공식 기념식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기념식장에는 남유진 구미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자유한국당 백승주·장석춘·이철우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모습을 비췄다. 박사모 회원 300여 명을 포함, 지난해보다 조금 많은 1200여 명이 몰렸다. 지난해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이 5%로 급락하는 등의 상황을 반영해 예년의 절반 수준인 1000여 명이 참석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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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진 구미시장은 기념사에서 “문재인정부는 대 화해 차원에서 박정희 대통령 기념우표를 반드시 발행해야 한다”면서 “김대중정부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까지 만들었는데 현 정부는 다 결정된 기념우표 발행을 아무 이유 없이 취소했다. 우표 한 장 때문에 적폐청산도 정치보복으로 비춰지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2013년 탄신제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반신반인(半神半人)’으로 하늘이 내린 천운이라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며 “오늘날 성공은 박 전 대통령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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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이후 박사모 등 친박단체 관계자 150여 명은 문재인정부를 비판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등을 주장하며 도심을 2㎞가량 행진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은 화환을 보내 행사를 축하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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