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발 가짜뉴스 잡는다…"'카탈루냐 갈등' 개입 정황"

지난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카탈루냐 분리독립 지지자들 [AP Photo/Olivier Matthys=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유럽연합(EU)이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동안 EU는 허위 정보에 대한 미온적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으나 러시아가 가짜뉴스 유포로 유럽 각국 주요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면서 회원국 사이에서 좀 더 공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EU 외무부 장관들은 이날 어떤 부분에서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지를 논의했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그동안 허위 정보 대응 예산을 늘리기 위해 각국의 지원을 모색했다.

지난달 EU 8개 회원국은 모게리니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EU가 가짜뉴스와 싸우는 데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할 것을 압박하기도 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내년 1월까지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학계와 언론계 등의 인사 25∼30명으로 구성된 새로운 전문가 그룹을 발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민들이 믿을만하고 확인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취할 수 있는 조치와 문제점 등을 검토하는 공공정책자문 방침도 발표했다.

그동안 EU의 허위 정보 대응 강화를 지지했던 에스토니아의 스벤 믹세르 외교장관은 허위 정보, 특히 러시아발 가짜 정보가 서구 민주주의에 가하는 위협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U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날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러시아가 소셜미디어 가짜 계정을 통해 독립 여론을 부추겼다고 주장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의 허위정보 대응 조직인 '이스트 스트랫컴'(ESC)도 카탈루냐 분리독립과 관련해 러시아어와 스페인어로 된 허위 정보 급증을 포착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3일 전했다.

러시아어 사이트 '폴리트 엑스퍼트'는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을 선포한 지난달 27일 "세계 강대국들이 유럽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동유럽 몰도바의 한 정치인은 페이스북에서 "EU 관리들이 카탈루냐의 폭력을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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