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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50년에 25%…시골 나무보다 빨리 자라는 도시 나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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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시나무 50년 동안 시골나무보다 25% 크게 자라

‘열섬효과’ 영향으로 광합성 증가·생육기간 연장돼

국제 공동연구 결과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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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무라도 도시에 살면 시골에 사는 나무보다 빨리 자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헨기술대 연구자들이 중심이 된 칠레, 미국, 일본 등 8개 나라 공동 연구팀은 13일 학술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세계적으로 대도시에 있는 나무들이 주변 시골에 있는 나무들보다 1960년대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자들은 일본 삿포로, 독일 베를린, 미국 휴스턴, 베트남 하노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 등 한대에서 아열대까지 다양한 기후대를 대표하는 10개 대도시와 그 주변에서 다양한 수종의 나무 1383 그루의 심재 샘플을 수집해 집중 조사했다. 분석 결과 도시에 있는 나무들이 시골 나무보다 빠르게 성장하면서 같은 연령대의 시골 나무보다 더 크게 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나무와 시골 나무의 상대적 크기 차이는 나무의 나이가 오래 될수록 다소 좁혀지는 추세를 보였다. 수령 150년 이상된 나무들을 조사해봤더니, 50년까지 평균 25%에 이르던 성장율 격차는 100년까지는 18%, 150년까지는 14% 정도로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 나무들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주요인은, 인구가 집중된 도시의 온도가 과다한 에너지 사용에 따른 열 배출과 이를 흡수할 녹지 부족 등으로 주변 교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이른바 ‘열섬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열섬효과가 광합성 활동을 촉진하고 생육 기간을 늘렸다는 것이다. 도시 나무의 빠른 성장은 그늘을 만들어 도시의 기온을 낮추고 대기오염을 완화시켜 도시민들의 복지와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 하지만 생애주기 단축이라는 부정적 효과도 수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무가 더 빨리 노쇠해 고사해 버린다는 얘기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는 도시와 시골 나무 양 쪽에 고루 영향을 끼쳐, 1960년대 이후 나무들의 성장을 가속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뮌헨기술대의 한스 프레츠쉬 교수는 13일 대학이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지구 온난화 이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토양 속 질소 침적량 증가에 따른 시비 효과가 (나무의 성장을 촉진하는) 잠재적 추진력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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