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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강남 초대형 명성교회 '부자세습'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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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세습추진 논란을 빚어오던 명성교회에 12일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가 부임하면서 ‘부자세습’이 사실상 통과됐다.

수년 전부터 개신교계에는 ‘명성교회 세습 추진설’이 끊이지 않았다.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에서 지부격으로 세운 새노래명성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할 때부터 세습을 위한 전초작업이 아니냐며 ‘우회상장설’ 등이 퍼졌다. 12일 김하나 목사는 새노래명성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고, 서울 명일동의 명성교회에 부임하는 위임 예식을 가졌다. 이로써 서울 강남 초대형 교회의 부자세습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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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원로목사인 김삼환 목사가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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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는 등록신도 수가 10만 명에 달한다. 특별새벽기도를 할 때면 무려 5만 명이 참석할 정도다. 연간 교회 예산도 3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명성교회는 예장통합 소속이다. 예장통합은 세습금지 규정도 있다. 교계 관계자들은 명성교회가 서울동남노회를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파행 끝에 지난달 24일 김하나 목사 청빙건은 예장 통합 서울동남노회를 통과했다. ‘세습 금지 규정’을 무색하게 하는 결정이었다. 정기노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불협화음이 불거졌다. 목사부와 장로부 노회장은 11월 9일 사퇴의사를 밝히며 목사청빙을 강행하는 명성교회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김하나 목사 청빙안 가결을 결정한 노회 결의의 무효를 주장하며, 총회 재판국에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또 필요시 사회 법정에도 문제를 제기할 방침이다.

이날 목사 위임예식에서 김삼환 목사는 아들 김하나 목사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기도를 했다. 이어서 김삼환 목사는 “이 교회를 섬길 김하나 목사도 많이 힘든 길을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워주셨는데, 여러분과 함께 주님이 감당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시지 않겠나 확실히 믿고 있다”고 밝혔다. 김하나 목사는 “우리가 몇십만이 모여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요, 우리가 단 한 명만 남을지라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가장 아름다운 교회인 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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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 [중앙포토]




앞선 예배에서는 김창인 광성교회 원로목사가 ‘바통을 주고 받으며’라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그는 “김삼환 목사는 김하나 목사에게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넘겨주듯 성령충만의 바통을 잘 넘겨주길 바란다. 김삼환 목사님이 하나님께 서 하라는 대로만 했더니 이만한 결과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신 것 아닌가. 하라는 것은 하고, 하지 말라는 것 안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예장통합 소속 목회자 538명이 명성교회 세습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개신교인 6000여 명은 김하나 목사 청빙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은 14일 장로회신학대 한경직기념예배당 앞에서 명성교회 세습반대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는 주일마다 명성교회 앞에서 세습 철회 시위를 열 예정이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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