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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8·2대책 이후… 非규제 지역, 60㎡이하 소형으로 청약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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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약 시장의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청약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가 아닌 비(非)규제지역 아파트에 청약 수요가 집중되는 가운데, 금융권에서 대출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소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청약가점제 확대로 내 집 마련에 나선 20~30대 젊은 층은 일반공급보다 특별공급을 노리는 분위기다.

조선비즈

삼성물산이 지난달 분양한 ‘래미안 DMC 루센티아’ 모델하우스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이 길게 늘어서있다. 가점제 위주로 바뀐 청약제도가 처음 적용된 단지였다. /삼성물산



비규제지역, 소형 아파트 청약경쟁 치열

8·2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는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이 규제를 받게 되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분양권 전매(轉賣) 제한 기간이 짧고, 다주택자 청약이 가능한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인천에서는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이 나왔다. 1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SK건설 '송도 SK뷰 센트럴'은 191가구 모집에 2만3638명이 청약을 넣어 평균 12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A 타입의 경쟁률은 164대1까지 치솟았다. 지난 7월 분양한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경쟁률이 평균 8대1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15배 이상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인천 연수구가 집중 모니터링을 받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서울 등에 비해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짧고 다주택자 청약도 가능해 투자 수요가 몰렸다"고 말했다.

경기권과 지방에서도 규제를 피해 몰린 청약자들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속속 나왔다. 지난 1일 청약을 받은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 그랜드센트럴'과 경기 시흥 장현지구에서 분양한 '시흥시청역 동원로얄듀크'는 평균 1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소형 아파트도 인기다.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주택은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이 있어 자금 부담이 덜하다. 이달 초 당첨자를 발표한 중랑구 면목동 '면목 라온프라이빗' 전용 50㎡는 청약경쟁률 36대 1로 단지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화건설이 공급한 '영등포 뉴타운 꿈에그린' 역시 전용 84㎡는 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전용 59㎡ A·B형은 각각 36대1, 39대1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소형 아파트 인기가 높은 게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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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당첨 막힌 청년층, '특별공급'에 몰려

청약 가점제 비중이 확대되면서 청약에 당첨되기 어려워진 20~30대 청년층은 특별공급을 노리는 모양새다. 지난달부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하는 신규 아파트 단지는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적용받아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은 100% 청약 가점제를 적용한다. 무주택기간·통장 가입 기간·부양가족 등으로 점수를 따지기 때문에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실제로 서울에서 강화된 청약제도가 처음 적용된 서울 서대문구 '래미안 DMC 루센티아' 청약 결과에서도 40대 이상 당첨자 비율이 51%로 가장 높았고, 20~30대 28%, 50대 17%, 60대 이상이 4%였다. 가점제가 적용되기 전 길 하나 건너 지역에서 분양한 'DMC 에코자이'의 경우 20~30대 당첨자 비율이 53%로 가장 높고 40대 26%, 50대 14%, 60대 이상이 7%였던 것과 비교해봤을 때 가점제 이후 당첨자 연령대가 크게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가점제에서 당첨되기 어려운 신혼부부 등이 특별공급으로 눈을 돌리면서 특별공급 소진율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말 강동구에서 분양한 '고덕 아르테온'은 특별공급 물량이 435가구나 됐는데도 75%나 소진됐다. 같은 날 은평구에서 분양한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도 특별공급 물량(165가구)의 68%에 달하는 113명의 당첨자가 나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규제가 강화됐지만, 여전히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고, 집을 사야 하는 사람도 많다"며 "규제를 피한 지역과 상품으로 사람이 몰리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image0717@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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