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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살충제 계란 파동에 불똥 튄 닭고기…하림, 체리부로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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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3Q 영업이익 적자전환…상장 채비 체리부로, 몸값 대폭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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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의 한 양계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기준치 초과 검출된 계란을 폐기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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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를 깊은 시름에 빠지게 한 '살충제 계란' 불똥이 닭고기 기업들에 튀었다. 3분기 닭고기 수요 감소와 그에 따른 시세 하락이 육계 대표 기업인 하림은 물론, 상장을 앞둔 체리부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3분기 매출액이 22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하락했다고 밝혔다. 외형도 줄었지만 수익성 훼손은 더욱 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6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고, 당기순이익은 4억원으로 98%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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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출액 4479억원에 영업이익 244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21%, 387% 급등한 실적을 자랑했다. 하림 실적이 3분기 들어 급격히 악화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지난 8월 살충제 계란 파동이 꼽힌다.

지난 겨울, 역대 최악의 AI(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육계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닭고기 시세는 상승했다. 산란계보다 피해가 덜했지만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 육계 농가가 포함되면서 4월 육계 도축량은 전년 대비 82% 수준으로 감소했고, 이에 육계 생계(중, 1kg) 시세는 5월 2690원까지 뛰기도 했다.

그러나 여름을 기점으로 육계 공급량이 회복되는 가운데 8월 '살충제 계란' 파동이 터지면서 닭고기 수요가 급감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육계는 산란계와 달리 살충제 여파에서 안전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소비자들이 닭고기까지 외면하면서 수요가 줄어 육계 가격은 9월 1290원까지 하락했다. 육계협회에 따르면 3분기(7~9월) 생계 평균 시세는 1636원으로 2분기 평균치(2256원)보다 27% 이상 떨어졌다. 8월 들어 때이른 가을 날씨에 삼계탕 수요가 감소한 것도 실적 악화를 심화시켰다.

살충제 계란 여파로 인한 닭고기 기업 수익성 하락은 상장 채비 중인 체리부로에게 악영향을 끼쳤다. '처갓집 양념치킨'으로 잘 알려진 닭고기 생산유통업체 체리부로는 연내 코스닥 시장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닭고기 소비 감소가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 가치는 PER(주가수익비율) 10배만 적용받아, 공모희망가밴드가 4300~4800원으로 낮아졌다. 실제 공모가는 공모희망가밴드 최하단인 4300원으로 정해졌다. 비교기업인 하림과 동우팜투테이블 주가흐름이 좋지 않은데다, 살충제 계란 여파가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서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마니커와 동우팜투테이블 역시 같은 이유로 3분기 실적이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살충제 계란' 파동에 닭고기 수요가 줄면서 시세가 하락해 당분간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겨울 치킨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어 시세 회복을 기대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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