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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KIA 우승 만든 트레이드? '윈-윈' 가능성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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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타이거즈 김세현이 30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2017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4로 앞선 7회 1사 1,3루 위기 상황을 맞아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고있다. 2017.10.30.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흔히 트레이드의 성패는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은 두고 평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KIA는 이미 첫 해에 대성공을 거뒀다. 우승을 목표로 당차게 칼을 뽑았고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4월 7일 SK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주전포수 김민식(28)과 리드오프 이명기(30), 그리고 트레이드 마감일에 넥센에서 데려온 마무리 김세현(30)이 없었다면 KIA의 통합우승은 불가능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009년 4번 타자 김상현 트레이드가 통합우승의 신의 한수로 작용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KIA는 트레이드를 통해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KIA의 성공이 SK와 넥센의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SK와 넥센 모두 KIA에서 받은 선수들이 팀의 중심으로 올라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장은 손해를 본 트레이드로 보일지 몰라도 2, 3년 후에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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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2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SK 노수광 2017. 9. 29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SK는 KIA에 김민식, 이명기, 최정민(28), 노관현(24)을 보내고 노수광(27), 이홍구(27), 이성우(36), 윤정우(29)를 받았다. 노수광은 이명기와 마찬가지로 새 팀에서 붙박이 1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7 정규시즌에 노수광은 타율 0.285 출루율 0.340을 기록했고 이명기는 타율 0.332 출루율 0.371을 올렸다. 수치만 보면 이명기가 더 나은 활약을 펼쳤으나 노수광이 이명기보다 세 살 어리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수비에선 노수광이 이명기보다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홍구의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20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을 지녔고 타자친화형 구장을 홈으로 쓰는 만큼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 올라설 확률이 높다. 물론 아직 군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수비에서 발전이 필요하지만 SK 구단은 이홍구가 김민식과는 또 다른 유형의 포수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다.

넥센 역시 김세현의 반대급부로 받은 신예 좌완 이승호(18)를 2~3년내 팀의 주축선수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이승호는 2017 드래프트에 앞서 넥센이 꾸준히 바라본 유망주다. 이승호가 2차 1라운드 4순위에서 KIA에 지명돼 7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넥센과 인연이 이어지지 않는 듯했으나 트레이드를 통해 손에 넣었다. 넥센은 앞으로 3년 동안 프로에 입단할 좌투수 좌원이 부족한 것을 고려해 좌완 영건 수집 전략을 세웠고 이승호는 이런 전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비록 프로 입단과 동시에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면서 아직 정식경기 출장 기록은 전무한 이승호지만 재활만 마치면 넥센 팀 컬러대로 꾸준히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KBO리그 역사를 돌아보면 반전을 일으킨 트레이드는 꾸준히 나왔다. 특히 즉시전력과 유망주의 트레이드가 그랬다. 2001시즌을 앞두고 단행된 롯데와 삼성의 마해영-김주찬 트레이드, 2005시즌에 앞서 이뤄진 LG와 KIA의 이용규 트레이드는 몇 년 후 김주찬과 이용규의 성장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마해영-김주찬 트레이드는 삼성의 우승과 롯데의 암흑기 탈출이란 상징성을 지닌 윈-윈 트레이드였고 이용규 트레이드는 LG가 일방적으로 실패한 거래가 됐다. 이미 KIA가 우승과 함께 승리의 깃발을 든 가운데 SK와 넥센도 트레이드 당시 세운 계획이 실현된다면 또 하나의 윈-윈 트레이드 사례가 탄생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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