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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비상걸린 4차산업혁명] 'AI 성지' 캐나다는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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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 / 사진=구글 딥마인드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인공지능(AI) 분야에서 독보적인 캐나다 연구 커뮤니티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튼에 연구소를 설립한 딥마인드사의 데미스 하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캐나다에 연구소를 세우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딥마인드는 2016년 이세돌 9단을 꺾은 인공지능 '알파고'를 만든 회사다.

딥마인드 뿐만이 아니다. 캐나다는 세계 AI 관련 기업들이 몰려드는 'AI 성지'로 꼽힌다. 구글은 지난해 캐나다 몬트리올에 AI 연구소를 설립하고, 이 지역 기계학습(머신러닝) 알고리즘 연구그룹에 337만달러(39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달 9월 페이스북도 캐나다 몬트리올에 AI 연구소를 설립했다. 페이스북은 이 연구소에 700만 캐나다 달러(64억4000만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내로라하는 AI 학자들도 모두 캐나다 출신이다. 그 가운데 딥러닝 대가 3인방으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구글 부사장ㆍ토론토대교수), 얀 르쿤(페이스북 AI연구소장ㆍ뉴욕대교수) 요수아 벤지오(몬트리올대 교수)가 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가 AI 성지로 꼽히게 된 원인으로 정부의 조건 없는 연구개발(R&D) 지원, 자유로운 외부 인재 수혈 등을 꼽는다. 정부ㆍ민간의 지원을 받아 AI 연구를 수행하는 주축은 '캐나다고등연구원(CIFAR)'이다. 학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정부가 정한 3년 또는 5년이라는 기한 내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 지원하는 반면 캐나다 고등연구원은 조건을 따지지 않고 도전적인 연구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며 "연구 풍토를 비옥하게 만드는 캐나다 정부의 철학이 AI 선진국으로 이어지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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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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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정부가 한해 지원하는 AI 연구자는 350명 정도. 캐나다 출신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연구 목표만 좋으면 정부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후원은 연구자에게 직접 이뤄지며, 참여하는 대학원생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캐나다 정부는 타국의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문호도 개방했다. 노동 허가 비자발급 개선안을 포함한 '글로벌 기술전략'이 대표적인 정책이다. 주 내용은 기술력이 좋은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때 비자와 근로 허가 수속을 2주 내 처리하고,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는 회사에는 채용 절차를 단축해주고, 학술 목적을 포함한 초단기 근무(30일 이하)에 대해 근로 허가를 면제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런 적극적인 인재 영입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과 대조적이다.

정부 차원의 자금 지원도 적극적이다. 캐나다 정부는 범국가적 인공 지능 전략 발전을 위해 1억25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캐나다 사업개발은행(BDC)은 3년 간 벤처 지원금으로 4억 달러를 집행한다. 이외에도 잠재력이 큰 연구 조직을 지원하기 위해 9억5000만 달러가 투입된다. 감동근 아주대학교 교수(전자공학과)는 "인공지능은 전 세계적으로 10년 이상 별다른 진전이 없었는데 캐나다가 과감한 투자와 정책으로 답보 상태를 벗어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 혁명을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캐나다 사례를 연구해서 우리 정책에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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