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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용마 기자 "10살 쌍둥이들아…세상은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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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해직 5년··싸움 이렇게 길어질 줄은
- 1·2심 해고무효, 대법원은 결론 미뤄
- 방문진 구여권 이사 사의, 승리 눈앞에
- "이렇게 쉽게 끝나는데··" 홀로 눈물
- 기자생활 성찰 담은 책, 출간예정
- 10살 아들들 위해 기록 남기고파
- 자유·평등·인간미 넘치는 사회 살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용마 (MBC 해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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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KBS 양대 공영방송이 파업에 돌입한 지 오늘로 꼭 51일째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MBC 해직기자 이용마 기자가 해직된 지 2060일째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용마 기자, 지난해 9월이죠. 복막암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투병 중입니다. 아마 멀찌감치서 동료들 지켜보는 심정이 더 안타까울 것 같은데요. 이번 주말에는 자신의 심경을 담은 책도 한 권 낸다고 합니다. 직접 만나보죠. MBC 해직기자 이용마 기자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용마 기자님, 안녕하세요.



◆ 이용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 이용마> 요즘은 주로 집에서 생활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집에서? 경기도 요양원에 머무르시는 건 아니고요?

◆ 이용마> 복수가 많이 차올라서요. 지금은 복수를 빼느라고 병원에 가서 있던 적이 많았고 그래서 주로 집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군요. 새벽에 1시간씩 명상하신다고 제가 들었어요. 오늘 아침은 무슨 명상하셨습니까?

◆ 이용마> 그냥 말 그대로 무념무상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다. 우리가 사실은 10초만 눈을 감고 있어도 온갖 잡념이 많이 떠오릅니다.

◇ 김현정>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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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MBC본부의 파업이 50일을 지났다. (사진=KBS본부, MBC본부 페이스북)


◆ 이용마> 그래서 머릿속을 정리하기가 무척 힘들죠. 그걸 지금 한 지 꽤 됐는데. 잘 안 되네요. (웃음)

◇ 김현정> 아마도 잘 안 되는 이유가 떠나온 곳, MBC 파업하는 그 모습 생각하시면 깨끗하게 정리가 안 되실 것 같아요. 벌써 파업이 새로 시작된 지 51일째고, 우리 이용마 기자가 해직된 지는 2060일째고. 이렇게까지 길어질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 이용마> 이렇게까지는 생각을 못했죠. 저희들 2012년 파업할 때도 170일 파업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또 중간에 해직도 될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래봐야 1, 2년 있다가 복직할 수 있지 않겠나, 막연하게 그런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2년, 길어야 2년 아니겠는가 했던 것이 지금 한 5년 된 건가요, 이게?

◆ 이용마> 5년 넘었죠. 5년 반이 넘었죠.

◇ 김현정> 5년 넘었죠. 사실은 1심에서도 해고 무효판결 받으시고 2015년 2심에서도 해고 무효 판결이 났는데, 회사는 그거 못 받아들이겠다 해서 대법원에 상고를 했고 판결이 아직도 안 난 거예요?

◆ 이용마> 대법원에 아직도 계류 중입니다.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왜 이렇게 오래 걸립니까, 결정이?

◆ 이용마> 지금까지 결정이 안 났던 가장 큰 이유는 저는 대법원이 정권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고 봐요. 1, 2심에서 저희가 사실은 완벽하게 승리를 했거든요.

◇ 김현정> 완벽한 승리라고 보세요? 완벽한 승리?

◆ 이용마> 판결내용을 보면 '공영방송을 위한 싸움은 노동조합 구성원들로서 당연히 해야 될 일이다. 따라서 이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들이 해야 될 일을 했기 때문에 해고는 무효다.' 라고 나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에 가면 1, 2심 판결문이 너무 깨끗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찌 됐든 이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박근혜 정권이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용마> 박근혜 정부 하에서 우리들의 손을 들어주는 것. 거기에 대해서 대법원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지 않았느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 김현정> 판결을 시작하게 되면 100% 무효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열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 2년째 계속되고 있는 거다 이 말씀이세요.

◆ 이용마> 그렇게 김명수 대법원장이 임명된 지가 얼마 안 됐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용마> 그 사건에 대해서 서두르라고 언질을 할 수는 있겠죠. 빠르면 올해 안에는 그래도 판결이 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지금은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올해 안… 기대 반? 뭐라 그래야 되나요? (웃음)

◆ 이용마> 희망을 가져도 되죠. (웃음)

◇ 김현정> 실제로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될 가능성도 저는 있을 것 같아요. 이용마 기자님, 꼭 회사 돌아가셔야죠. 되돌아가셔야지요.

◆ 이용마> 되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김현정> 아니, 왜 자신 없는 얘기를 하세요?

◆ 이용마> 돌아가야죠. (웃음)

◇ 김현정> 가야죠. 가야 됩니다. 그 자리로 가셔야 됩니다. 그런데 그 되돌아가야 될 곳 MBC가 지금 51일째 파업 중입니다. 파업현장 뉴스에서 보시거나 동료들한테 소식 들으실 때마다 그냥 달려가고 싶으실 것 같아요.

◆ 이용마> 제가 후배들한테 그랬어요. 한 번은 어떤 일이 있어도 웬만하면 한 번은 집회에 참여를 하겠다. 꼭 필요할 때 한번 불러라. 그런데 제가 못 가고 있어요. 요즘 건강상태가 좀 안 좋아서 못 가고 있는데. 그래도 다행인 게요. 구 여권에서 추천한 이사 2명이 지금 방문진 에서 그만뒀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후임 이사를 임명할 거라는 얘기도 나오던데요. 그렇게 되면 MBC 파업 문제가 정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김현정> 기대를 하고 계시는군요.

◆ 이용마> 그렇죠. 방문진 이사 구성원이 9명인데 지금 여권 추천 이사가 6명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구 여권.

◆ 이용마> 구 여권. 그런데 2명이 그만뒀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추천을 2명을 하면 5:4로 역전이 되거든요. 제가 봤을 때는 고영주 이사장이 먼저 사표 내고 나갈 가능성도 많고요. 아니면 방문진에서 이사장이 해임되겠죠.

◇ 김현정> 그러면 MBC 노조가 사실 파업 여러 번 했어도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고 제가 들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파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는데요?

◆ 이용마> 그럼요.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 이용마> 제가 그래서 페이스북에다가 김원배 이사가 나간 다음에 '만세'라고 쓴 겁니다. (웃음)

◇ 김현정> 만세 쓰셨어요? 웃으시는 목소리 들으니까 제가 기분이 좋네요. (웃음) 전동건 기자 아시죠? MBC 전동건 기자.

◆ 이용마> 잘 알죠.

◇ 김현정> 잘 아시죠?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빨리 MBC가 정상화돼서 이용마 기자가 뉴스데스크 앵커 하는 걸 보고 싶다. 이 동료들 소원 들어주실 수 있죠?

◆ 이용마>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꼭 보고 싶습니다.

◆ 이용마> 그런데 지금 너무 말라서 시청자들이 보실 때 부담스러울 거예요.

◇ 김현정> 아니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 모습 그대로 좋습니다. 얼른 정상화돼서 뉴스데스크 마이크 잡는 모습. 동료들도 비람, 국민들 바람. 그 소원 한번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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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마 기자 (사진=이용마 기자 제공, 허핑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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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마> 고맙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MBC 해직기자입니다. 이용마 기자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사측하고 싸워가면서 또 병마와 싸워가면서. 그 사이에 그 어려운 와중에 책을 또 한 권 쓰셨어요?

◆ 이용마> 이번 주말에 나온다고 하네요.

◇ 김현정> 제목이 뭡니까?

◆ 이용마> 제목은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제목 멋진데요.

◆ 이용마> 사실은 출간을 목적으로 했던 것은 아닌데, 쓰고 나서 보니까 출간해도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병원에서 사실 시한부 판정을 받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 걱정이 돼서.

◇ 김현정> 자녀들.

◆ 이용마> 아이들에게 뭘 남겨줄 수 있을까. 경험을 남겨주는 것이 가장 소중하겠다.

◇ 김현정> 아이들이 지금 몇 살인가요?

◆ 이용마> 지금 10살이요.

◇ 김현정> 10살 쌍둥이 아들이죠?

◆ 이용마> 네. 지금 아이들이 한 10년 후면 20살이 될 텐데 20살 전후가 사실은 인생 행로를 결정짓는 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시기잖아요.

그 시기에 옆에서 그걸 아주 마음 편하게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제가 혹시 없을 수도 있겠다. 그러면 아빠를 대신해 줄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어떻게 하면 줄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내가 살아온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면 되겠다. 아이들이 나중에라도 다시 한 번 읽어볼 수 있을 것 아니에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이용마> 그래서 제가 살아온 사회. 우리 사회에 대해서 쭉 한번 정리를 했습니다, 애들 읽을 수 있도록. 이걸 하다가 보니까 제가 아무것도 MBC 기자로서 생활한 지가 꽤 되잖아요. 우리나라의 중요한 역사적 고비고비에 있었던 사건들을 굉장히 운이 좋게도 함께하는 생활을 많이 했더라고요. 현장에서 지켜봤던 거죠.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개혁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함께 제 경험을 공유를 했으면 좋겠다.

◇ 김현정> 그러게요. 그 10살 쌍둥이 아들들이 지금 아버지가 우리를 위해서 책 쓰고 있다 이거 알아요?

◆ 이용마> 지금 모르죠. (웃음)

◇ 김현정> 아직은 너무 어려서. (웃음)

◆ 이용마> 저는 아이들이 10년쯤 지난 뒤에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 김현정> 지금은 뭔지 잘 몰라도 조금만 더 커도 우리 아버지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분인지 다 알 겁니다. 이용마 기자님, 직접 얼굴 보고 하기는 좀 쑥스러우실 것 같아서 제가 잠깐 마이크 드릴게요. 우리 아이들한테 쌍둥이 아들들한테 책에는 남기셨겠지만 목소리로 한번 꼭 하고 싶은 얘기 전해 보시겠어요?

◆ 이용마> 하지 마세요. (웃음)

◇ 김현정> 쑥스러워서 못 하실 것 같아서. (웃음)

◆ 이용마> 왜 그런 얘기가 있잖아요. 나이가 들면 남자는 여성화되고 여자는 남성화된다.

◇ 김현정> 그런 얘기 있어요.

◆ 이용마>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 비해서 눈물이 굉장히 많아졌거든요. 사실은 김원배 이사가 사표를 낸 날이요. 집에서 혼자서 엄청 울었어요.

◇ 김현정> 사표 냈는데 왜 우셨어요?

◆ 이용마> 기쁘잖아요. 이렇게 쉽게 끝나는데…

◇ 김현정> 참… 이렇게 끝날 일인데. 2060일이 걸렸구나. 기쁘면서도 허탈하면서도 만감이 교차하셨을 것 같네요.

◆ 이용마> 그렇죠. 앞으로 웬만하면 대중 앞에 좀 나서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자꾸 눈물이 나서.

◇ 김현정> 괜찮습니다.

◆ 이용마> 김민식 PD한테 많이 나무랐어요.

◇ 김현정> 왜요?

◆ 이용마> "공범자들" 영화에 나왔던. 계속 인터뷰하면서 울잖아요.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MBC 김민식 PD.

◆ 이용마> 그래서 제가 울보라고 했는데. 대중 앞에 나서면 제가 더 울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더 우시게 생겼네요. (웃음) 그러면 제가 쌍둥이 아들들한테 하실 말씀은 제가 답변 안 듣고 그냥 사랑한다 한마디는 남기세요. 아들들이 서운해 합니다.

◆ 이용마> 그럼요. 현재, 경재 무척 사랑하죠. 그걸 처음으로 느꼈어요. 내리사랑은 본능이라는 걸요. 모든 아마 부모들이 다 똑같을 거예요. 저 역시 제 쌍둥이들한테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고. 애들이 나중에 조금 더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 조금 더 인간미가 넘치는 사회에서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고. 그러면서 즐겁게 살 수 있는 그런 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무척 강합니다. 현재, 경재 사랑한다.

◇ 김현정> 저도 그런 세상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세상 꼭 와야 될 것 같고 현재, 경재 위해서라도 꼭 그런 세상 와야 될 것 같고. 사실은 인터뷰 들어오기 전에 이용마 기자님 최근 사진을 보고 살이 너무 빠지셔가지고 조금 마음이 우울하고 마음이 안 좋게 들어왔는데. 그래도 인터뷰 하시는 음성 들으니까 오히려 마음이 좀 놓입니다.

◆ 이용마> 다행입니다.

◇ 김현정> 꼭 병마와 싸워 이기셔서 지금 조금 전에 웃으셨던 그 목소리, 그 웃음소리 들려주셔야 돼요, 계속.

◆ 이용마> 알겠습니다. 저 일단 쌍둥이 아들 둘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버텨볼 생각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럼요, 그럼요.

◆ 이용마> 어떻게 해서든지 병마를 이기고 MBC로 돌아가야지요.

◇ 김현정> MBC 뉴스데스크 마이크 잡으시는 모습 그것, 동료들이 원하는 모습 보여주시기를 꼭 부탁드립니다.

◆ 이용마>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약속 지켜주셔야 됩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 이용마> 고맙습니다.

◇ 김현정> MBC 해직기자. 오늘로서 해직된 지 2060일. 이용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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