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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경찰청 10만대 PC 백신예산 '달랑 2억'…1대당 2000원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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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백신업체들 외면속에 하우리가 사업자로 선정

뉴스1

이철성 경찰청장이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2017.10.1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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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국내 사이버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청이 내년 PC백신 예산으로 2억원을 책정해 빈축을 사고 있다. 경찰청은 10만대의 PC를 보유하고 있어, PC 1대당 백신비용은 2000원 꼴이다.

24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조달청과 경찰청은 이달 중 전국경찰서에서 사용하는 PC 통합백신 및 보안패치 소프트웨어(SW) 구매 최종사업자로 하우리를 선정했다. 하우리에 지급되는 총 사업비용은 2억3300만원이다.

이는 PC 1대당 2000원꼴로 통상 기업에서 PC 1대당 지불하는 백신비용 약 1만원의 5분1 수준이다. 그런데 이 비용에 보안인력에 대한 교육비 등도 포함돼 있어, PC 1대당 백신비용은 사실상 2000원에도 못미친다는 평가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2억원은 인건비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경찰청에 납품했다는 레퍼런스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시장가의 20%도 안되는 돈을 받고 보안을 책임지는 것은 국가안보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마진은 고사하고 사업을 이행하기조차 어렵다고 판단해 안랩과 이스트소프트 등 국내 대형 보안업체들은 이 입찰에 아예 참여하지도 않았다. 그러자 중소보안업체인 하우리와 A사 두 곳만 입찰에 참여하게 됐고, A사는 자격미달로 중도탈락하면서 자연스레 하우리가 사업권을 차지하게 된 것. 하우리는 지난해에도 경찰청 백신사업을 맡은 바 있다.

청와대 안보특보를 지낸 임종인 고려대 교수는 "정부가 시장가격의 절반도 안되는 금액으로 국가보안을 유지한다면 토종 보안업계 전체가 공멸의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해 9월 국방망 해킹 사고를 계기로 올해 백신 구축사업 예산을 기존 17억원에 4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당시 국방부의 백신공급 사업자는 하우리였다.

lsh5998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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