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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도광양회’서 ‘분발유위’로… 시진핑, 공격적 외교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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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투자로 남미까지 영향력 확대… 자유무역-기후변화협약 수호자 자처

美 넘어서는 글로벌 강국 지향

북한 핵 위기 해결이 첫 시험대… 11월 트럼프와 담판서 구상 드러날듯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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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폐막하는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권력 집중을 마무리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대내적으로 경제·사회 불평등 문제 해결과 사회주의 이념 통제를 강화하면서 미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강국을 지향하는 공격적인 대외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진핑 2기는 당장 북한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시 주석은 북핵 문제가 한반도 불안정 또는 최악의 경우 전쟁으로 이어지면 자신의 생애 내인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이라는 꿈도 물거품이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과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는 한국 모두 시 주석과 갈등하고 있다”며 “한반도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당 대회 보고에서 “책임감 있는 대국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고, 북핵 문제가 시 주석 2기 권력의 안정 여부와 직결되는 만큼 당 대회 폐막 이후 북핵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2020년까지 전면적 샤오캉(小康·안정적이고 풍족한 생활)사회를 건설해야 하는 만큼 외교 문제 등에서 걸림돌을 미리 제거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구상은 당 대회 이후 11월 8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담판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시 주석에게 더 강한 대북 압박을 요구하고 있고 북한 내부에서도 북-미 전쟁을 막기 위해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힘을 내세운 중국의 공격적 외교가 적지 않은 국가들과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도 큰 도전이다. 시 주석은 미국이 발을 빼고 있는 자유무역협정과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수호자를 자처하면서 유럽연합(EU)의 환영을 받고 있지만 독일을 비롯해 유럽 여러 국가에서 중국의 ‘지나친 기술기업 사들이기’ 등이 유럽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이를 규제하는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중국이 유럽 내 빈국인 헝가리와 그리스 등에 대규모 지원을 통해 유럽을 둘로 가르려는 움직임에도 유럽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동중국해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일본, 국경 분쟁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인도와도 긴장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호주의 일대일로 참여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지만 올해 호주와 중국계 사업가들의 스파이 혐의를 두고 충돌했고 호주는 일본 인도와의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군사 진출을 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중국 식민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NYT는 “중국이 (그동안) 역효과를 낳은 위협 등에 의존하지 않고 글로벌한 목소리를 내려고 몸부림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은 18일 보고에서 세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와의 협력과 동시에 중국 핵심 이익을 지키는 데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낮은 자세로 적극적 역할을 자제하던 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분발유위(奮發有爲)로 전환한 대외정책을 2050년 일류 군대 전면 건설이라는 군사강국(强國夢·강국몽)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 해외 팽창을 지향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아시아 주변 국가뿐 아니라 아프리카 유럽 남미까지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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