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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과감한 투자 감행하는 CEO들…글로벌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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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오른쪽)의 모습.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비투자 등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사진=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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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시장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CEO들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투자가 눈에 띄는 가운데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과감한 설비투자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2020년까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에만 5조원 이상의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당초 7억원 시준이었던 설비투자액을 9조6000억 원으로 늘리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생산능력 증대를 꾀한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올인’을 선언하며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와 중소형 Plastic OLED(POLED) 중심으로 2020년 까지 국내에 15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CD에서 OLED로 전환을 의미하는 투자로 OLED 시장에 빠르게 진출해 시장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반도체 호황이 끝나면 설비투자가 ‘독’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사이클이 분명 존재하지만 미래의 일을 예단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 부회장은 “(우려가)제기 될 수 있지만 당장 고객의 요청이 많고 장기적 관점도 해야하지만 고객의 수요에 맞추려면 (증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이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수요보다는 공급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건과 관련해 “단기적보다는 길게 보고 투자개념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D램의 기술적 특성상 최신 공정기술이 도입될수록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이전 수준의 시설투자로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설비투자를 늘리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낸드플래시 역시 제 때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글로벌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기본적인 전제가 있다”면서 “반도체 호황이 끝난다 하더라도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반도체 사이클이 과거처럼 큰 폭의 그래프를 그리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5년 전 반도체 불황이 닥쳤을 때 SK하이닉스가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모습을 재연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공급 과잉의 문제는 최신 공정기술이 도입되면서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4차 산업에 필요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지 않는 것도 주요인이다. 공급이 늘어나면 반도체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경쟁사들간 공급 경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에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설비투자 여력이 있는 상태”라면서 “생산 능력을 끌어올려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OLED 경쟁력을 강화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본격적인 OLED 시장 개척을 공언했다. LCD에서 OLED로의 전환을 꾀하는 전략으로 OLED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확실히 밝혔다.

이를 위해 10.5세대 대형 OLED와 중소형 POLED 중심으로 2020년 까지 국내에 1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파주에 건설 중인 P10에 10.5세대 대형 OLED 및 6세대 POLED 라인을 구축해 TV와 모바일 등 OLED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지난 7월 한 부회장은 “2015년 OLED 투자를 생각한 다음 가장 고민했던 것은 증착라인을 하프컷을 할 것인지, 백플레인단에 대한 부분들”이라며 “LCD에서 전환이 아니라 OLED에 대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OLED가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OLED 투자를 위한 중국공장 설립은 정부의 승인 결정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OLED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OLED는 국가핵심 기술로 지정돼 있어 우리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한다. 정부는 기술유출 우려를 이유로 승인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한 부회장은 “중국 공장 승인이 안됐을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없다”면서 “이미 고민을 많이 하고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다른 옵션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투자 타이밍을 강조했는데, 한 부회장은 “시장이 있는 곳으로 가야하는데 중국에 시장이 있다”면서 “중국으로 가야하고 OLED를 대세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장 설립을 통해 관세 부담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이미 중국에 마련된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인프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측의 입장이다. 정부가 기술 유출을 우려로 중국 공장 설립을 승인하지 않으면 새로운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OLED 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시간을 허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부회장은 “OLED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한 것은 배팅”이라면서 “OLED가 대세가 될 수 있도록 끌고 가려는 것이고,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LCD로 중국을 이길 수 없다”며 “남들이 힘들어서 안하는 사이에 OLED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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