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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TF초점] CJ컵과 KPGA의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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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더 CJ 컵 @ 나인브릿지’ 대회가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린 가운데 갤러리들이 이동하고 있다. /서귀포=문병희 기자 moonphot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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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최정식기자] 한국에서 처음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대회 더CJ컵@나인브릿지가 22일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초대 챔피언에 오른 가운데 막을 내렸다. 제주 서귀포의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이 대회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CJ는 이 대회를 '재능과 도전 정신을 가지고 있는 모두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연결 통로(Bridge to realization)'라고 설명한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PGA에 진출하는 다리, 한국 남자골프에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리, 골프팬들에게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다리, 국내 골프업계에는 산업의 발전을 위한 다리, 그리고 자선 모금과 기부를 통해 사회 소외계층에 사랑을 전하는 다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주목할 것이 남자골프 시장의 활성화다.

P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메이저대회 가운데 우승상금이 가장 많은 대회는 남녀 공히 US오픈이다. 그런데 남자의 우승상금이 216만달러로 여자(90만달러)의 두 배가 훨씬 넘는다. TV 시청률 등에서 남자 쪽이 인기가 더 높기 때문이다. 당연히 스폰서십과 TV 중계권료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도 남자 쪽이 훨씬 많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도 남자골프가 여자골프보다 규모가 크고 인기도 높다. 그런데 한국 골프 시장만큼은 여자가 남자를 압도하고 있다.

한국골프산업백서에 따르면 스폰서 시장의 규모가 KLPGA는 660억원인데 비해 KPGA는 314억원으로 절반에도 못미친다. KLPGA는 연간 30개가 넘는 대회를 치르지만 KPGA의 올해 대회수는 19개다. 한때 12개까지 줄었다가 늘어난 것이 이 정도다. 지난 7월 서경타니오픈은 남녀 대회가 함께 열렸다. 남자 대회는 나흘간, 여자 대회는 사흘간 열렸는데 남자 총상금은 3억원, 여자 총상금은 5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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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CJ 컵 @ 나인브릿지’ 대회가 21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나인브릿지에서 열린 가운데 김민휘 선수가 3라운드 경기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서귀포=문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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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시장 상황의 이유는 물론 여자선수들이 LPGA에서 눈부신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여자골프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CJ컵을 참관한 KPGA의 한 관계자는 "골프를 후원하는 기업은 한정돼 있는데 여자 쪽이 스폰서십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니 쏠림 현상이 심해서 남자 쪽은 스폰서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최근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늘어난 여자골프의 국내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남자는 다소 나아져 격차가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우열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PGA는 지난 21일 KPGA와 회의를 하면서 CJ컵이 PGA는 물론 KPGA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대회 마지막날인 22일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와 함께 기자회견을 한 타이 보타우 PGA투어 국제사업부 부사장은 "KPGA의 도움과 지원으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이 대회 운영에서 KPGA의 역할을 좀 더 확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 CJ컵에서 김민휘가 4위를 차지했고, 안병훈이 공동11위에 오르는데 그쳤다. 그러나 최진호와 황중곤, 김승혁 등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토머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과 기량을 겨루는 모습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즉, CJ컵은 선수 개인의 PGA 진출뿐 아니라 KPGA 활성화를 위한 발판이기도 한 것이다.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활동, KPGA와 PGA의 협력 관계 등이 열악한 국내 남자프로골프 시장 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국내에서 PGA투어 대회를 개최하는 중요한 의미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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